회화와 모델을 동시에 찬미한 화가
빛과 어둠을 극적으로 배합하는 ‘키아로스쿠로’ 기법으로 유명한 렘브란트는 네덜란드 황금시대의 대표적인 인물이자 회화사에서 빼놓고 말할 수 없는 인물이다. 첫번째 글 「렘브란트의 비밀」에서 장 주네는 자화상들을 비롯해 〈야경〉으로 잘 알려진 〈야간순찰(프란스 반닝 코크 대위의 중대〉과 〈돌아온 탕자〉 〈유대인 신부〉 등, 특유의 호사스러움과 성서에 대한 상상력이 담긴 그의 작품 십여 점을 소개한다. 그러나 주네가 그림을 소개하는 방식은 이례적이다. 개별 그림에 대한 언급은 대부분 한 줄 이상을 넘지 않고, 자신이 렘브란트 그림에 매료된 이유를 되풀이해 제시함으로써 그만의 예술론을 전개해 나간다. 주네가 이런 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까닭은 그가 렘브란트가 그린 초상화들 속에서 ‘개별화된 외양’을 걷어낸, 모든 대상의 ‘동일한 내면’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렘브란트의 그림을 처음 마주하는 순간 우리는 자연스레 그의 화려한 외양 묘사에 사로잡히게 되는데, 이에 대해 주네는 그를 ‘호사 애호가’라 부르기도 했다. 그러나 이때의 화려함은 결과적으로 외양보다는 각 대상들의 내면에 관한 것이다. 외양은 모든 인간의 동일한 가치를 분별할 수 없게끔 하는 ‘시각적 오류의 효과’일 뿐이며, 따라서 그는 각 대상들의 차이를 화폭에 재현하지 않는다. 렘브란트 그림 속 모델들은 실제 인물들에게로 환원되지 않고, 그가 그려낸 디테일, 용모의 특징은 모델의 성격 혹은 개별적인 심리를 반영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각기 다른 작품의 모델들이 동시에 지니는 인간의 근본적인 상처, 존재의 슬픔에 집중한다. 즉, “그의 모든 작품은 자신에게서 도망쳐 달아나는 진실을 뒤쫓는 초조한 한 인간을 드러내 보여준다.”
대상들의 주름 하나하나까지 섬세하게 그려내는 세밀한 묘사와, 반대로 그 외피 속에 감춰진 인간의 동일한 실존에 대한 이중적인 태도는 렘브란트를 한 가지 방식으로 이끌었다. 바로 회화의 목표인 세상에 대한 재현을 따르면서 동시에 원래의 모습을 알아볼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