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서 저자는 리더십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제임스 맥그리거 번스(James Mcgregor Burns와 버나드 바스(Bernard M. Bass의 이론을 소개하고 준거로 활용하면서 장기려가 왜 ‘거래적 리더십’을 넘어선 ‘변혁적 리더십’의 전형적인 예에 해당하는 인물인지 흥미로운 생각을 펼쳤다. 역사 속 대부분의 리더들이 자신을 따르는 이들과 명시적이든 묵시적이든 일종의 거래를 한 반면, 장기려가 보여준 리더십은 추종자들에게 무언가를 강요하거나 혹은 어떤 보상을 약속해줌으로써 이끄는 방식과는 달리 함께하는 이들의 선한 의지와 상호작용하며 서로 확장되어가는 아주 특별한 형태의 것이었다는 논리가 골간을 이룬다. 저자는 변혁적 리더십이 가지는 장점들이 무엇이고 오늘날 우리에게 더 많은 변혁적 리더가 필요한 이유가 무엇인지 제시하면서 ‘카리스마 - 희생을 통한 신뢰’, ‘영감 ? 동기부여’, ‘지적인 자극 - 함께 배우고 성장하기’, ‘개별적인 고려 - 모두에 대한 존중’으로 깊이 있게 톺아보며 장기려의 삶과 한국 의료보험제도의 역사를 우리 앞에 생생하게 되살려 놓는다.
실제로 장기려는 ‘가난한 사람도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위해 의사가 되었고 전쟁 중 부산에서 무료 천막병원을 운영했다. 하지만 그것이 혼자서는 다 감당할 수 없는 일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힘을 보태줄 사람들을 직접 모으고 나섰다. 하지만 그는 함께 일할 사람들에게 돈이나 권력으로써 보상해줄 방법은 가지고 있지 못했다. 따라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함께하고자 하는 그 일이 얼마나 중요하고 필요한 것인지에 대해 차분히 알리는 것뿐이었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이 함께하고 서로를 도우면 더불어 살 수 있는 길이 열린다는 희망을 제시했고, 함께 공부하고 성장하며 꿈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 건강이 돈의 대가일 수 없다는 신념과 ‘모두를 위한 의료’는 그렇게 청십자의료보험조합과 복음병원 설립으로 이어지며 기적과도 같이 현실이 되어 갔다. 당시의 동료와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