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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모든 시작의 역사 (우리와 문명의 모든 첫 순간에 관하여
저자 위르켄 카우베
출판사 김영사
출판일 2019-06-10
정가 21,800원
ISBN 9788934996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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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1 직립보행의 시작 - 땅바닥에 선, 운반 능력이 있는, 믿음직한
2 익혀 먹기의 시작 - 치아의 시간과 축제의 시간
3 말하기의 시작 - 단골 테이블에서 점점 낮은 소리로 포효하는 수사슴들
4 언어의 시작 - 이 게임은 셋이서만 가능하다
5 미술의 시작 - 장식의 아름다움, 성性의 아름다움, 사나운 짐승들의 아름다움
6 종교의 시작 - 죽은 자와 짐승들
7 음악과 춤의 시작 - 얘야, 울지 마라. 넌 절대 혼자 가지 않을 테니
8 농업의 시작 - 밀, 개, 그리고 의자 뺏기 놀이에서 안 움직이고 눌러앉기
9 도시의 시작 - 누군가 담을 쌓으려고 마음먹었다
10 국가의 시작 - 왕-마피아
11 문자의 시작 - 심각한 결과를 부른 장부기록
12 성문법의 시작 - 충동조절 장애
13 숫자의 시작 - 손에서 머릿속으로, 그리고 되돌아가기
14 이야기의 시작 - 여신은 저 아래 바닷가 저승 바로 앞에 마지막 창녀집을 두었다
15 돈의 시작 - 담배 또는 엄청난 몸값?
16 일부일처제의 시작 - 좋은 시절이나 나쁜 시절이나

나오는 말|연대표|도판 목록|주|참고문헌|감사의 말
“가장 중요한 발명들은 발명자가 없다.”
의도와 계획이 아니라 우연과 시행착오가 이룬 문명의 비밀을 찾아서

단 하나의 원인에서 비롯된 문명의 업적은 없다. 오늘날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일상과 규범은 수많은 시작이 영향을 주고받은 지난한 진화의 시간을 거쳐 탄생했다. 이 책의 첫 문장처럼 “가장 중요한 발명들은 발명자가 없다”. 가장 먼저 춤을 춘 사람이 누구이며, 최초의 일부일처 커플이 누구인지 어떻게 밝힐 수 있겠는가? 발명자가 없으니 의도와 계획도 없다. 인류의 기원과 문명의 기초가 잘 짜인 각본의 연출물이 아니라 우연과 시행착오로 뒤섞인 장구한 혁명의 결과라는 고찰에서 《모든 시작의 역사》는 시작한다. 인류의 위대한 도약에 숨은 불가해한 수수께끼를 추적하는 과정은 우리가 잘 안다고 생각해온 문명의 발달사를 다시 쓰는 일이다.

결정론적 시각을 경계할 것
본말이 전도된 문명 해석의 타래 풀기

네 발로 움직이던 유인원이 똑바로 서서 걷게 되기까지는 수백만 년이 걸렸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한 장면처럼 단숨에, 그것도 도구를 사용하기 위해 일어서지 않았다. 저자는 ‘목적이 이끄는 결정론적 시각’을 경계해야 한다고 책 전반에 걸쳐 강조한다. 도구를 사용하기 위해 두 손이 자유로워져야 했으므로 직립보행이 시작되었다는 식의 추론은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네 발 걷기가 두 발 걷기로 이행한 실제 이유는 무엇일까? 기후변화로 수컷 원숭이들은 숲이 아니라 초원에서 먹이를 찾아야 했다. 나무 위가 아니라 땅에 내려와 움직여야 했고, 웅크려 앉아 땅바닥을 뒤질 일이 많아졌다. 그에 따라 신체구조가 변화했다. 직립보행은 기후변화에 따른 적응의 산물이었지, 도구를 사용하기 위함이 아니었다.
흔히 다른 사람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목적으로 말하기가 생겨났을 것이라고 짐작한다. 하지만 복잡한 의사소통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사회적 결속력을 높여주는 ‘소리 그루밍’(식사하면서 내는 쩝쩝 소리 등에서 말하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