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과 연주자의 삶에 한층 더 가까이
“나는 대화를 통해 연주를 향상시켜야 한다는 부담감을 벗고 주위에서 들리는 소리에 반응하는 것에 집중했다. 이제 나는 안드라스가 장군의 선율에 접근하는 방식을 이해했으므로 위풍당당한 성격을 즐겼다. 어쩌면 우리의 비판에 반응한 것인지 그도 리듬에서 공격적인 느낌을 살짝 덜어냈다. 나는 리허설의 이런 면이 마음에 들었다. 다들 상대방의 비판을 처음에 인정한 것보다 연주에 더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면 설령 차이가 언어적으로는 해결되지 않더라도 해석이 더 좋아지는 경우가 많았다.” _「균열」에서
이 책은 독자를 4중주단의 일상 속으로 데려간다. 오랜 시간 네 사람이 어떤 방식으로 음악을 만들며 즐길 수 있는지, 연주에 대해 어떻게 비판하고 비판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곡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각각의 요소들을 얼마나 강조해야 하는지 합의하는 과정은 현악기 연주자들이 음악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보여준다. 이러한 연주 과정을 살펴본 뒤 베토벤의 곡을 감상하면 음악을 더 풍부하고 흥미롭게 느끼게 하며, 상세하게 묘사된 리허설 장면과 연주자들이 발견하는 곡에 대한 새로운 해석은 타카치 콰르텟이 음악을 전하는 방식과 생각, 감정을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지은이는 베토벤의 음악적 주제인 변화와 실험, 연속성과 균형 등이 나폴레옹전쟁 등 당대 격동적인 시대적 배경과 어떤 관계를 맺는지, 라주모프스키 백작과 같은 음악활동의 후원자와의 에피소드를 통해 작곡된 베토벤 4중주곡에 담긴 다양성을 조명한다. 또한 연주자의 입장에서도 음악의 기술적 측면을 생생하게 표현한다. 심지어는 19세기 초반과 현재 연주자들의 이야기를 오가면서, 베토벤의 연주자들이 경험했던 좌절감과 당혹감에 대해서도 탐구한다.
“이제 우리는 베토벤이 라주모프스키를 위해 또하나의 러시아 민요 선율을 넣은 ‘마조레(Maggiore’ 섹션으로 넘어갔다. 각자 돌아가며 똑같은 선율을 연주하는 것을 들으면 악기들이 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