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내겐 너무 예쁜 당신> 속 그 장면에
슈베르트의 음악이 흘러나왔을까
영화가 사랑한 클래식
클래식이 사랑한 영화
음악평론가 진회숙이 영화 속에서 만난 달콤한 클래식 이야기
두 여자를 모두 놓쳐버린 베르나르. 혼자 터덜터덜 걸어가는 그의 뒷모습 위로 슈베르트의 즉흥곡이 흐른다. 한참 걸어가던 베르나르가 갑자기 뒤로 확 돌아서서는 정면을 응시하며 이렇게 외친다.
“제발 그 음악 좀 끄란 말이야.”
베르트랑 블리에 감독의 <내겐 너무 예쁜 당신> 속 명대사다. 슈베르트 음악은 이 영화의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수시로 개입해 주인공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무의식의 목소리 같은 역할을 한다. 가족과 식사를 할 때도, 불륜의 여인을 쫓아가고 그녀와 정사를 나눌 때도, 시골집으로 사랑의 도피행각을 벌일 때도, 슈베르트의 음악은 늘 베르나르를 따라다니며 그를 괴롭힌다. 영화 전편에 흐르면서 불륜을 아름다운 사랑으로 윤색했던 슈베르트의 음악. 그러나 베르나르에게 그것은 불편한 진실을 일깨우는 무의식 같은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이처럼 누구에게나 오랜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 영화 속 명장면이 있다. 그리고 그 영화 뒤에는 위대한 영화음악이 있다. 마치 영화의 또 다른 배우처럼 때로는 조연으로, 때로는 주연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으며 스크린을 움직이는 영화음악. 대체 영화 속에서 사용된 음악에는 어떤 의미가 숨어 있는 것일까? 감독은 어떻게 그렇게 그 장면에 꼭 어울리는 음악을 선택했을까?
음악평론가 진회숙은 이 책 《영화는 클래식을 타고》(진회숙 지음, 21세기북스 펴냄에서 미처 알지 못했던 영화음악의 숨겨진 의미를 찾아 새로운 감동 속으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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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베르트에서부터 말러에 이르기까지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