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왜 베토벤인가
01 세상을 떠들썩하게 할 음악가의 탄생
02 베토벤을 만든 사람들
03 빈을 사로잡은 즉흥연주의 귀재
04 작곡가로서의 도약, 더 넓은 무대로
05 굴욕과 패배에서 영광과 승리로
06 내 삶을 구원한 것은 음악뿐이었다
EPILOGUE 수공업 예술의 시대에서 예술가 예술의 시대로
베토벤 예술의 키워드
베토벤 생애의 결정적 장면
참고 문헌
“베토벤은 호메로스에 비유된다. 그들은 때 이른 감각의 상실로 고통받는다.
시인은 시력을, 음악가는 청력을.” - 마리 밀
죽음의 벼랑 끝에서 마주한 절망을 환희로 뒤바꾸다
베토벤은 평생 동안 아홉 개의 교향곡, 서른두 개의 피아노소나타, 열 개의 바이올린소나타를 비롯하여 수많은 곡을 썼다. 특히 그는 1790년대 중반부터 작곡하기 시작한 교향곡에 자신이 추구하는 이념과 시대정신을 담아냈다. 그가 남긴 아홉 개의 교향곡은 하이든이 완성한 교향곡의 10분의 1, 모차르트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숫자이지만, 형식적인 면에서나 내용적인 면에서 교향악의 역사를 바꾸어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향곡 3번 〈영웅〉은 일반적인 교향곡의 연주 시간보다 두 배나 긴 장대한 스케일을 자랑하며, 충격적인 불협화음으로 유명하다. 〈영웅〉을 기점으로 이후 베토벤의 교향곡은 마치 문학작품의 플롯처럼 각각의 악장마다 그리고 악장 간에 긴밀성과 논리성이 강하게 드러난다. 그는 교향곡의 마지막 4악장에 무게중심을 두고 자신의 사상을 음악에 담아내고자 했으니, 그야말로 ‘진지한 교향곡의 시대’를 연 작곡가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교향곡 6번에는 직접 ‘전원’이라는 부제를 붙였을 뿐만 아니라 악장마다 제목을 달아 그 내용을 음악적으로 드러내고자 했다. 구상부터 완성까지 30년 가까이 걸린 것으로 알려진 그의 마지막 교향곡 〈합창〉은 기악 형식인 교향곡에 성악을 도입한 작품으로, 베토벤 이전에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구성이다. 이 곡의 4악장에 나오는 그 유명한 ‘환희의 송가’의 가사와 선율은 단순하지만 강력한 반복의 최면 효과를 발휘하며 ‘모든 인간은 한 형제’라는 인류 화합의 메시지를 우리 가슴에 더욱 강하게 각인시킨다. 이처럼 베토벤의 교향곡은 개별 작품마다의 완성도뿐만 아니라, 그가 평생 동안 추구한 예술이 점차 발전해가는 양상을 보여준다.
베토벤 음악 하면 자연스럽게 활력 넘치며 웅장한 선율이 떠오른다. 실제로 그의 음악을 들어보면 위풍당당한 영웅의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