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 말
한국어판 서문
제1장 서론: 복수의 여신에서 자비의 여신으로
제2장 분노: 나약함, 갚아주기, 지위 격하
1. 분노: 잃어버린 고리
2. 분노: 인지, 느낌, 에우다이모니즘
3. 분노의 요소
4. 분노와 피해 갚아주기
5. 세 가지 길: 이행
6. 합리적 감정으로서의 이행-분노: 분노의 도구적 역할
7. 신의 분노
8. 분노와 젠더
9. 분노와는 다른 ‘반응적 태도’: 감사, 슬픔, 혐오, 증오, 경멸, 시기
10. 분노를 지키는 문지기: 평온한 성품
제3장 용서: 계보학적 탐구
1. 용서와 계보학
2. 유대교의 테슈바: 작위 및 부작위에 관한 점수 매기기
3. 기독교의 교환적 용서: 내면세계의 점수 매기기
4. 무조건적 용서
5. 반대편 갈래: 잃어버렸다 되찾은 아들, 말러가 말하는 사랑의 종교
6. 유대교 전통의 소수의견
7. 인간의 취약성 인정하기?
부록: <진노의 날>
제4장 친밀한 관계: 분노의 함정
1. 취약성과 깊이
2. 친밀성과 신뢰
3. 잘못된 사회적 가치관: 망신주기와 통제
4. 자녀에 대한 부모의 분노: 잃어버렸다 되찾은 딸?
5. 부모에 대한 자녀의 분노
6. 감사와 상호성
7. 연인과 배우자: 긴장
8. 연인과 배우자: 배신, 결별
9. 자신에 대한 분노
10. 가족관계에 관한 법
제5장 중간 영역: 스토아주의로 충분하다
1. 매일매일 분노
2. 중간 영역에 관한 스토아주의자들의 주장
3. 일상적 상호작용에서 나타나는, 실수로 엉뚱한 사람 탓하기와 편파적으로 평가하기
4. 중간 영역의 중간: 직장동료와 지인들
5. 무상의 감사
6. 복지에 대한 침해: 법으로 넘기기
7. 평온한 성품
제6장 정치적 영역: 일상에서의 정의
1. 에우메니데스
2. 이번에도, 왜곡된 사회적 가치
3. 부당한 행위와 법의 통치: 보복이라는 과제, 교화라는 과제
4. 비-분
“불행히도, 제 책은 주제가 지나칠 만큼 시의적절한 순간에 대한민국에서 출간됩니다” -마사 C. 누스바움, 한국어판 서문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대한민국은 분노를 자극하는 사회였습니다. 부의 양극화에 따라 일어나는 ‘갑질’을 비롯한 온갖 사회 부조리, 청소년의 잔혹한 흉악범죄와 파렴치한 성범죄, 일상적으로 짓밟히는 사회적 소수자들의 인권, 이 모든 곪아터진 상처를 소독하고 돌봐주기는커녕 구더기처럼 그 피고름 속에서 뒹굴던 이전 정부를 떠올리자면, 이른바 적폐 청산을 우리 시대의 화두로, 분노를 대한민국에 가장 필요한 감정으로 만들었습니다. 수많은 한국인들이 분노하지 말라는 말에서 “가만히 있으라”던, 한스럽고 위선적인 명령을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사회가 정상화되고 분노가 해소된 지금까지도 이 생각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너무 쉽게 누군가에 대한 분노를 처벌 형태로 해소하려 드는 것일지 모르는 지금 상황에서, 우리를 움직이는 분노라는 감정을 면밀히 검토하는 건 대단히 중요한 일로 보입니다. 사실, 최근 남북의 해빙 분위기를 가능하게 한 것도 응징과 보복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분노에서 벗어나 미래를 바라볼 수 있게 한 전향적 결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시대를 건설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조금씩 보이는 요즘입니다. 한편으로는 물을 흐려 이 희망을 지저분한 보복의 무대로 끌어내리려는 움직임이 보이기도 하죠. 그 어느 때보다도 명징한 분별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시대의 대표적인 석학, 누스바움에 의해 재정의된 ‘분노’와 ‘용서’
정치, 경제, 사회, 심지어 사법 차원에까지 이르는 온갖 불평등으로 인한 ‘갑질’로 스트레스가 극도에 달한 이 사회에서 한국인들은 직장에서도, 전철이나 버스, 가게에서 잠깐 만나는 사람을 상대로도, 온갖 분노를 느끼고 삭이고 때로는 폭력적인 방식으로 표출하며 살아간다. 이토록 일상적인 감정에 대해, 한편에서는 분노야말로 정의 사회를 실현하는 추동력이라며 ‘분노하라’고 부르짖고, 다른 한편에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