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처 입은 10대가 상처 입은 다른 10대를 치유하는 옴니버스 이야기 =
고3 수험생인 윤정이는 라면 사랑꾼이다. 라면을 먹고도 아이스크림 세 개 정도는 뚝딱 먹어치우는 윤정이가 후배 채린이를 위해 라면의 따뜻함을 나눠준다. 윤정이에게 따스함을 건네받은 채린이는 아픔을 딛고 일어선 뒤, 배신의 고통에 몸부림치는 경호를 위로한다. 채린이 덕분에 자책에서 벗어난 경호는 민규를 위로하고, 민규는 다시 연지에게 힘이 된다. 이렇게 이 소설은 상처를 입은 10대가 상처로 힘들어하는 다른 10대를 위로하는 옴니버스 이야기다. 우리 아이들은 상처를 받았기에 상처받은 이를 위로할 줄 안다. 그렇기에 상처가 꼭 아픈 것만은 아니다. 이 소설은 상처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해주는데,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소설이 독자들에게 건네는 진정한 위로인지도 모른다.
단, 이 소설을 읽다보면 실감나는 묘사 덕분에 시도 때도 없이 자꾸 라면이 먹고 싶어질 수 있다. 만약 다이어트를 결심했다면 아무리 이 책이 읽고 싶더라도 꾹 참기 바란다. 물론 다이어트는 늘 내일부터 해야 한다는 굳센 신념이 있는 분은 편안한 마음으로 이 책을 집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