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거의 삼십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한국소설로는 흔치 않게 종교적이고 관념적인 색채로 생의 근원적인 문제를 천착해 독보적인 성취를 거두어온 소설가 이승우의 신작 소설집이 출간되었다. 인간과 소설?에 대한 묵직한 사유는 여전히 깊고, 소설의 외양은 보다 현실적이고 친근해졌다. 그의 ‘오래된 일기’를 읽으며 우리는 저마다의 기억 속에 깊숙이 묻어둔 낡은 일기장을 다시 꺼내 읽고, 자신의 근원에 있는 죄의식과 위태로운 지금의 일상을 되묻게 된다. 문학의, 소설의 매력을 실감케 해주는 반갑고 기쁜 작품들이다.
나는 떳떳하게 대답할 수 있...
거의 삼십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한국소설로는 흔치 않게 종교적이고 관념적인 색채로 생의 근원적인 문제를 천착해 독보적인 성취를 거두어온 소설가 이승우의 신작 소설집이 출간되었다. 인간과 소설에 대한 묵직한 사유는 여전히 깊고, 소설의 외양은 보다 현실적이고 친근해졌다. 그의 ‘오래된 일기’를 읽으며 우리는 저마다의 기억 속에 깊숙이 묻어둔 낡은 일기장을 다시 꺼내 읽고, 자신의 근원에 있는 죄의식과 위태로운 지금의 일상을 되묻게 된다. 문학의, 소설의 매력을 실감케 해주는 반갑고 기쁜 작품들이다.
나는 떳떳하게 대답할 수 있는가
그의 소설에는 황량하고 폭력적인 현실과 떨쳐지지 않는 죄의식, 그리고 소설쓰기에 대한 자의식이 팽배하다. 표제작 「오래된 일기」의 ‘나’는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죄의식에 사로잡혀 있다. “얼음과자를 사먹기 위해 아버지의 지갑에서 천원짜리 한 장을 훔쳤”던 어린시절의 그는 무의식적으로 “아버지가 사라져버렸으면 좋겠다”고 바란다. 그런데 정말로 그날 아버지는 돌아오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만 것이다. 물론 아버지가 죽은 것은 그가 아버지가 사라져버리기를 바랐기 때문이 아니다. 하지만, 정말로 아닐까? 그렇게 스스로에게 묻는 것이 이승우 소설의 주인공들이다. 그래서 그들은 그 떨쳐지지 않는 죄의식을 떨치기 위한 방편으로 소설쓰기를 택한다. 그래서, 그것으로 그 죄의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