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는 매우 쉽다?
벌써 10년이 넘도록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연기를 지도하고 있지만, 사실 연기란 매우 쉽다면 쉬운 것이다. 왜냐하면 그냥 편안한 상태로 상대와 듣고 말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무대라는 상황, 혹은 카메라 앞이라는 상황, 남들이 나를 보고 있다는 상황이 나의 편안한 상태를 방해한다. 나아가 연기란 내가 하는 나의 행동이 아니라 남이 이미 써 놓은 다른 사람의 상황을 내가 행한다는 것이 나의 편안한 상태를 더욱 방해한다. 자연스럽게 말하고 행동하는 것을 방해한다. 무언가 경직되고 불안하게 만든다.
문제는 화술이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하여 나는 오래 전부터 신체훈련과 화술에 관하여 연구하고 책이나 논문으로 발표하고 있다. 최근에는 특히 화술에 보다 집중하고 있다. 왜냐하면 보다 많은 문제를 보이는 부분이 화술이기 때문이며 보다 중요한 부분이 화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최근에는 뮤지컬이 중요한 매체로 등장하면서 노래와 말이 다소간 충돌하는 부분도 생기고 있다. 이 책은 이런 화술에 대한 일련의 연구를 마무리 짓는 작업이라 말할 수 있다.
이해하고 훈련하는 과정은 필수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신의 문제를 찾아 확인할 수 있는 “화술 일반론”과 화술의 이해와 기술을 훈련할 수 있는 “화술 실제론”이 그것이다. “화술 일반론”에서는 화술에 문제를 일으키는 부분을 발성과 습관과 의지의 문제로 나누어 설명하였고, “화술 실제론”은 영어 알파벳 순서에 따라 말을 정확하게 하기 위한 기본적인 이해부터 기술적인 말하기까지를 설명하고 있다.
일반적인 말하기란 사실 그리 어렵지 않다. 남의 귀에 거슬리지만 않으면 모두 용납될 수 있다. 그러나 연기에서 요구하는 말이란 일반적인 말과는 다르다. 왜냐하면 연기에서의 말이란 설득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이다. 연기란 그냥 불특정 다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