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상세보기

도서명 소설의 귀환과 도전적 서사
저자 나병철
출판사 소명출판
출판일 2012-07-20
정가 29,000원
ISBN 9788956267364
수량
이 책은 소설과 문학의 위기가 우리의 삶의 위기를 알리는
숨은 신호라는 생각에서 씌어졌다.


이 책은 가라타니 고진의 <문학의 종언>에 대한 비판의 형식으로 출발하고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오늘날 직면한 주체와 윤리의 위기, 그리고 사랑과 혁명의 종언에 관한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그것은 문학과 소설의 위기란 윤리의 상실이나 혁명의 종언을 예고하는 숨은 신호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1990년대 이후 심화된 소설의 상품화와 정치의 무력화는 그것을 알리는 중요한 지표이다.
가라타니 고진은 문학과 소설의 종언의 근거를 소설과 네이션의 관계에서 찾고 있다. 그에 의하면, 소설은 네이션을 상상적으로 보여주는 기능을 해왔는데, 네이션 스테이트가 확립된 오늘날 그 역사적 역할이 종언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소설의 귀환과 도전적 서사>(소명출판, 2012는 소설이 과거와 똑같이 중요한 윤리적.정치적 역할을 떠맡고 있다고 생각한다.
가라타니의 문제점은 소설의 윤리적.정치적 역할을 주로 민족주의와 연관해서 생각한다는 점이다. 물론 소설과 네이션의 연관성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가령 식민지 시대 우리 소설은 단지 민족주의를 표현하기 위한 양식이 아니었다. 식민지 소설은 ‘국가가 없는 상태’에서 어떻게 네이션이 생성되는지 보여주면서, 그것의 특별한 의미를 확인시켜 주었다. 우리는 총독부에 대한 타자의 위치에서 네이션을 생성해야 했다. 이 때 식민화를 통해 상처받은 것이 네이션이었기에 리비도가 그 표상에 집중되었지만, 식민지 조선인은 네이션의 이름으로 실상은 ‘제국과 자본을 넘어선’ 해방된 공동체를 소망했다. 제국과 자본에 대해 조선인은 매번 패배했으나, 식민지 소설은 조선인이 윤리적으로는 항상 승리했음을 증언하고 있다. 소설이 민족주의를 넘어서서 더 심층적인 윤리적 기능을 한다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이다.
소설이 ‘국가(제국와 자본은 넘어선’ 세상을 꿈꾸는 것은 지구적 자본주의 시대인 오늘날도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