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고의>에 대한 반박과 <주자집주>에 대한 비판을 중심으로 한 독창적인 논어주석
소라이는 일본학자이지만 주자(朱子의 각종 학설에 정면으로 맞서, 고대의 유학경전, 즉 오경(五經을 종횡으로 활용하면서 자신의 주장을 펼쳤다. 그가 구사한 한문의 수준도 보통 학자들을 뛰어넘는 것으로, 일본을 넘어 중국과 조선의 지식인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것이었다.
소라이의 주장의 핵심은 송나라 유학자들의 주장은 모두 불교나 도가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고대부터 전해져온 선왕(先王의 도(道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었다. 그는 그러한 주장을 <논어>를 분석하고 주석을 단 <논어징(論語徵>을 통해서 하나하나 입증해 보였다. 주자학에 대한 적극적인 반론, <논어>에 대한 재해석, 그리고 고대 경전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활용은 그가 동아시아의 차원에서도 보통의 학자수준을 넘어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본사상은 소라이의 등장으로 비로소 화려하게 꽃을 피웠다고 할 수 있다.
<논어징>은 한마디로 <논어>의 주석서이다. 소라이가 자신의 고문사학적인 입장에서 <논어>를 해석하고 분석한 성과를 이 책에 주석으로 담은 것이다.
<논어징>은 송나라 유학자들의 <논어>에 대한 해석을 반박하고, 소라이 이전에 활약한 이토 진사이의 <논어고의>를 비판하였다. 소라이는 <논어> 이전에 출판된 것으로 판단한 ‘고문사(古文辭’의 경전, 즉 육경을 기준으로 <논어>를 해설한 것이 특징이다. 경전의 본문만을 읽고 또 읽고, 읽고 또 읽는 과정에서 의문점을 발견하고 그 의문을 스스로 풀어가면서 자신의 경학을 구축한 것이다. 선현들의 주석은 잠시 뒤로하고 자신의 문제를 철저하게, ‘독학(獨學’으로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그의 독창적인 경학이 성립된 것이다. 그러므로 <논어징> 안에는 매우 ‘일본적인’ 사상과 관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