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슈퍼토끼예요!”
두 눈에 파란 복면을 쓰고, 목에 기다란 망토를 두르고 슈퍼맨처럼 집 안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장난꾸러기 아기토끼 시몽! 시몽은 자신을 ‘슈퍼토끼’라고 생각하는 조금은 엉뚱하지만 사랑스러운 아기토끼랍니다. 엄마가 “우리 아가~ 우리 아가~ ” 하고 부를 때마다 “나는 아가가 아니라 악당들을 물리치는 슈퍼토끼예요.” 하고 천연덕스럽게 외치는 귀여운 아기토끼이지요.
그런데 어느 날 슈퍼토끼 시몽이 정말로 악당들을 찾아 집을 나섰어요. 고양이 미루와 함께 한 손에 총까지 들고 말이에요.(물론 장난감 총이지만요.
슈퍼토끼 시몽은 나무에 뚫린 커다란 구멍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아주 용감하게 어두운 구멍 안으로 들어가지요. 얼마 뒤, 갑자기 “엄마!” 하고 외치며 집으로 달려가는 시몽. 도대체 시몽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실제로 아이들은 어떤 시기가 되면 ‘난 애기가 아니에요!’라는 말을 자주 하곤 합니다. 그 말 안에는 어른들이 미처 알지 못하는 아이들의 세계가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어른들의 눈에는 아직도 한없이 어려 보이겠지만 아이들은 스스로 자신의 세계를 넓혀 나가며 성장해 가고 있습니다. 유아 단계를 벗어나서 자아정체성, 자아의식을 찾아가고 있는 것이지요.
이때 시몽 엄마의 반응 또한 눈여겨보아야 합니다. 시몽의 엄마는 아이의 말을 무시하거나 비웃지 않습니다. 오히려 가시를 빼낼 때 시몽이 울지 않고 잘 참아 내자 “너는 이 세상에서 제일 용감한 아기토끼야!” 하고 추켜세우기까지 합니다.(엄청 떨리고, 겁나고, 무섭고 아팠을 텐데도 잘 참아 내는 시몽이 대견해 보이지요. 이것은 아이의 세계를 인정하고, 아이의 말과 행동, 생각을 존중해 주는 태도로 엄마 아빠에게는 가장 필요한 행동입니다.
작가 스테파니 블레이크는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를 만들고, 아이들의 심리를 여과 없이 그려 내는 데 탁월한 작가입니다. 《슈퍼토끼》 역시 그 어떤 그림책보다 아이들의 눈높이, 마음 높이에 가장 가까이 다가가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