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1장 호모사피엔스가 길을 떠난 까닭
2장 아이들은 왜 쉽게 길을 잃는가
3장 길을 걸을 때 우리 뇌에서 벌어지는 일
4장 공간이 정신에 미치는 영향
5장 낯선 곳에서 길을 찾는 몇 가지 전략
6장 여자의 길 찾기, 남자의 길 찾기
7장 위대한 탐험가의 길
8장 실종의 심리학
9장 살기 좋은 도시에는 가독성이 있다
10장 정신이 길을 잃는 순간
11장 에필로그: GPS를 끄면 얻는 것들
주
길 찾기 능력이 인류의 생존을 좌우한다!
호모사피엔스를 살아남게 한 협력과 소통의 근원,
길 찾기 능력에 관한 깊이 있고 매혹적인 탐구
○ 뇌과학자 정재승 추천
○ 영국심리학회 저술상 수상 작가의 신작
○ 〈네이처〉, 〈사이언스〉, 〈더타임스〉 화제의 책
호모사피엔스가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었던 비결
호모사피엔스가 아프리카에서 홍해를 건너 지구 곳곳으로 퍼지기 시작했을 무렵, 유럽과 아시아의 많은 곳에는 이미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 같은 인류가 살고 있었다. 최신 인류학은 호모사피엔스가 이들을 제치고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탐험 욕구와 길 찾기 기질 덕분이라고 말한다. 먹을 것과 안전하게 잘 곳을 찾는 일에 대부분의 시간을 쏟았던 선사시대 인류에게, 자원의 위치와 포식자의 동향에 관해 다른 집단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진화적으로 훨씬 유리했으리라는 것이다.
화석 증거에 따르면, 13만 년 전 우리의 선조들은 무려 240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곳에 있는 집단을 찾아가 교류했다. 원하는 목적지를 정확히 찾아가기 위해서는 공간 지각 능력, 방향 감각, 풍경을 지도로 바꾸어 머릿속에 저장하는 능력 등이 필수다. 마이클 본드는 캐나다의 인류학자 아리안 버크의 말을 인용해, 우리의 선조가 다른 집단과 교류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특징이 발달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처럼 길 찾기 능력과 사회성은 밀접한 연관을 지닌다.
이렇다 할 랜드마크도 없던 시대에, 우리의 선조들은 지도나 나침반도 없이 어떻게 길을 찾았을까? 지명이 그 해답 중 하나이다. 특히 이누이트족이 지명을 붙이는 방식은 매우 흥미롭다. 이누이트족이 사는 북극지방은 외부인이 보기에는 특징 없고 단조로운 지역이다. 하지만 이누이트족은 모든 개천, 호수, 섬은 물론이고 돌무더기에도 이름을 붙였다. ‘엉덩이처럼 생긴 두 섬’이란 뜻의 눌루야크, ‘바닥이 밝은색이어서 빛나는 것처럼 보이는 호수’라는 뜻의 카우마쥬알루크 등 지형의 특징을 세심하게 묘사한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