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살 해빈이의 빨간 줄무늬 바지
동대문 시장에서 사 온, 일곱 살 해빈이의 빨간 줄무늬 바지. 해빈이는 예쁜 새 바지를 입으며 바지가 작아지면 나중에 누가 입을지 궁금하다. 엄마가 대답한다. 아주 아주 많은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다고. 해빈이에게 작아진 바지는 동생 해수가 입는다. 해수 다음엔 사촌 동생 김형민, 그 다음엔 해빈이 친구 동생 이종익, 그 다음엔 또 다른 아이가 바지를 기다린다. 입는 아이에 맞추어 빨간 줄무늬 바지는 조금씩 바뀌어 가고, 아이들은 바지를 입고 즐겁게 지내고, 자라서 더 이상 바지를 입을 수 없게 되면 바지는 또 다른 아이에게로 간다. 그렇게 세월이 지나면서 아이들은 자라고 바지는 낡아 가는데, 마지막에 빨간 줄무늬 바지를 입게 되는 건….
물려주고 물려 입는, 나눔의 삶과 문화
그리고 성장 이야기
빨간 줄무늬 바지를 매개로 친척과 이웃끼리 옷을 물려주고 물려 입는, 나눔의 삶과 문화, 그리고 성장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 소박한 일상의 모습을 통해 바람직한 가치관을 보여준다.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했던 아끼고 나누고 만들어 쓰는 문화가 풍족해진 생활 때문에 우리 삶에서 멀어지다가, 최근 생태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대안적인 삶의 하나로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과시적이며 자원을 고갈시키는 지본주의 소비문화에 대항하여, 소박하지만 현실적인 대안을 보여 주는 책이다.
두 딸과 세 자매의 이야기
빨간 줄무늬 바지는 글쓴이 채인선 작가의 두 딸 해빈이와 해수가 실제로 입었던 바지다. 두 딸이 입었던 바지를 사촌 동생 형민이에게 주던 날 해수는 “나보다 더 오래 살 꼬부랑 할머니 바지.” 라며 깔깔대고 웃었다. 또한 이 작품에는 그린이 이진아 작가 자신과 두 여동생의 어린 시절 얼굴이 담겨 있다. 세 자매에게 직접 옷을 만들어 주셨던 어머니와, 늘 두 언니들의 옷을 물려 입었던 막냇동생의 귀여운 투정을 떠올리며 그림을 그렸다. 이렇게 빨간 줄무늬 바지는 두 작가의 아름다운 추억을 담아 그림책으로 만들어졌고, 해수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