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1장 빈곤이란 무엇일까
2장 한국에서 가난한 삶이란
3장 우리 사회의 빈곤
4장 차별과 배제로서의 빈곤
5장 사람이 가난해지는 까닭
6장 공부를 열심히 하면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7장 빈곤문화의 실체
8장 노숙인 이야기
9장 집 때문에 더욱 힘들어지는 가난
10장 빈곤과 건강불평등
11장 빈곤의 연원, 불안정한 일자리
12장 빈곤을 부추기는 고용불안은 왜 생기는 걸까
13장 가난한 청년들은 만남이 두렵다
14장 가난한 사람들은 누구에게 투표하나
15장 빈곤 문제, 어떻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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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규모’의 문제 아닌 경제‘구조’의 문제
한국의 빈곤율은 17.4%로, OECD에서 우리나라보다 빈곤율이 높은 나라는 네 나라뿐이다. 과거의 절대적 빈곤은 나라 전체가 가난하기 때문이었지만, 지금의 빈곤은 나라가 부유해지고 있는 가운데 커지고 있다. 1990년대 말 8.5%가량이었던 빈곤율이 오늘날 두 배 정도 오르는 동안에 국내총생산GDP은 세 배가량 커졌다. 경제 성과가 불평등하게 분배되면서 상대적 빈곤이 커졌다는 걸 알 수 있다. 즉 경제‘규모’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구조’의 문제인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불안정한 일자리와 소득 및 자산 격차의 증가가 그 원인으로 지적될 수 있다. 그렇게 기울어진 경제구조가 사람들을 빈곤으로 미끄러지게 만들고 있다.
원인이 사회경제적 구조에 있으니,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식으로 빈곤 문제에 대처하는 건 깨진 독에 물 붓기에 불과할 것이다. 이 책이 빈곤을 만들어내는 사회경제적 구조를 분석하고, 정책적·정치적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다.
가장 큰 차별과 장애로서의 빈곤
빈곤은 단순히 소득의 문제가 아니다. 저자는 그로 인해 발생하는 차별과 장애를 봐야 빈곤의 본질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예컨대 코로나 시대에 사람들은 감염병도 누구에게나 똑같은 게 아니라 차별적으로 작용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임대료를 계좌로 송금받기만 하면 되는 건물주들과 매일 손님들을 맞이하며 장사를 해야 하는 식당주인과 그 종업원들은 위험에 노출된 정도가 천양지차다. 사회적 거리두기나 자가격리를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은 경제적으로 안정된 사람뿐이라는 걸 우리 모두가 안다.
코로나 같은 예외적 경우만이 아니다. 기대수명이나 질병 유병률은 빈부에 따라 달라진다. 소득이 높을수록 건강하게 오래 사는 반면 소득이 낮으면 그 반대다. 교육도 마찬가지로, 부모의 사회경제적 수준이 높을수록 자녀들의 교육 수준이 높다는 건 이제는 상식이 되었다. 인간관계의 수준이나 사회 참여도의 측면에서도 패턴은 똑같아서, 가난할수록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