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채는 수줍음을 많이 타는 아이였다
그야말로 희채의 머릿속은 유리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었다
셰프가 꿈이라는 재희 형도 유리를 좋아하고
반장인 한울이도 유리를 좋아했다
어느 날 유리가 희채네 집에 나타나더니
음새가 희채한테 좋아한다고 고백을 했는데
엄마처럼 손으로 꾹꾹 눌러쓴 유리의 편지를 보고
그녀의 볼에서 흘러나오는 아름다운 미소가 얼굴 전체로 번지고
재희 형의 우직한 깡다구를 훔치고 싶었다
다시 유리의 그림을 다 찢어버리고서
희채는 유리가 여자 친구인 것이 늘 자랑스러웠고
늙은 쫑이 뒤에서 뭐라고 소리치기 시작했다
창작 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