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B가의 계급투쟁’: 로어이스트사이드, 황야의 서부
2장 젠트리피케이션은 추잡한 단어인가?
1부 젠트리피케이션 이론을 향하여
3장 국지적인 논의들: ‘소비자 주권’에서 지대격차로
4장 전 지구적 논의: 불균등 발전
5장 사회적 논의들: 여피와 주택
2부 글로벌은 로컬이다
6장 시장, 국가, 이데올로기: 소사이어티힐
7장 진퇴양난: 할렘의 젠트리피케이션?
8장 젠트리피케이션과 그 예외들: 유럽의 세 도시
3부 보복주의적 도시
9장 젠트리피케이션 프런티어 지도 만들기
10장 젠트리피케이션에서 보복주의적 도시로
도시 재개발은 문화 현상이 아니라 경제 문제다!
젠트리피케이션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연 ‘지대격차론’의 탄생
이 책이 오래 읽혀온 또 다른 이유는 젠트리피케이션의 고전이론이라 할 수 있는 ‘지대격차론(rent gap theory’을 선구적으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기존의 주류 경제학은 젠트리피케이션을 단지 수요에 따른 변화로 해석했다. 즉, 취향의 문제였고, 이는 모두가 원하는 방향이라면 바람직한 변화라는 뜻이기도 했다. 지대격차론은 이러한 관점을 깨부순다. 인위적으로 만든 도시의 환경은 시간이 흐를수록 낡기 마련인데, 그에 따라 임대수입이 줄어들면서 상류층이 이탈한 자리는 저소득층의 ‘슬럼’으로 바뀌고, 마침내 ‘실현된 지대’와 ‘잠재적 지대’의 격차가 충분히 벌어지면 젠트리피케이션이 일어난다는 이론이다. 지대격차론은 소비자의 선택이 아니라 자본의 필요로 도시 공간의 생산 논리를 설명한다는 점에서 젠트리피케이션 논의의 중요한 전환점이다.
이러한 지대격차론을 바탕으로 저자는 필라델피아의 소사이어티힐, 뉴욕의 로어이스트사이드와 할렘, 헝가리 부다페스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프랑스 파리에서 일어난 젠트리피케이션의 역사적 맥락을 소개한다. 로컬, 도시, 국가, 전 지구적 관점에서 젠트리피케이션을 입체적으로 바라보는 동시에, 슬럼가의 발생·방치·재개발에 이르는 과정을 도식화함으로써 각 지역이 저마다 특수한 상황 속에서도 불균등 발전, 자본순환, 자본주의 도시화 등 추상적인 이론에 어떻게 부합하는지 보여준다. 특히 저자가 지대격차론의 관점에서 재구성한 다양한 ‘젠트리피케이션 지도’들은 익숙한 공간을 낯설게 그려낸다.
20년도 더 전에 나온 이 책이 오늘날 한국의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에 보내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역자들은 무엇보다 도시의 약자를 바라보는 분열적 시선에 대한 엄중한 경고라고 본다.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자조적 표현에는 약육강식의 냉혹함을 조롱하면서도 건물주가 되길 바라는 우리의 이중적 시각이 담겨 있는 것은 아닌지 지적하며, 어디든 프런티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