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은 사회라는 테두리에 영향을 받는 존재인 동시에 그 테두리의 모양새를 만들어 나가는 존재다. 청소년이 한 사람의 건강하고 성숙한 개인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사회라는 테두리를 충분히 탐색할 기회가 주어져야 함은 물론이다. 『중학생토론학교 사회와 문화』는 ‘사회’와 ‘문화’라는 큰 테두리를 ‘청결’ ‘욕설’ ‘옷 입기’ ‘성과 사랑’ ‘가족’ ‘돈’ ‘음악’ 등 청소년들의 일상에 공기처럼 존재하는 일곱 가지 소재로 녹여 내어 막연하고 멀게만 느껴지던 개념들을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토론할 수 있게 만들었다.
‘우리는 왜 매일 씻어야 할까? 필요한 만큼만, 불편하지 않을 만큼만 씻으면 안 될까?’라는 얼핏 당연해 보이는 질문에 ‘그냥’ ‘남들이 다 씻으니까’ ‘안 씻으면 잔소리를 들으니까’ 중학생들이 이런 즉물적인 대답을 넘어 ‘청결’과 ‘위생’, 그리고 이를 강제하는 사회 제도와 문화를 생각의 근거로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책을 읽어가는 동안 아이들은 오물을 피하기 위해 하이힐이 생겨났던 중세 유럽을 여행하고, 조선인에게 ‘위생’을 강요하며 폭력을 일삼던 일제강점기 일본 순사에게 분노하고, 청결과 위생이라는 강박에 시달리다 못해 살균제품에 목숨까지 잃는 현대인을 만나며 일상에서 세상으로, 나에서 사회로 생각을 확장시키는 법을 차근차근 배우게 된다. 그러는 동안 씻으라는 엄마의 간섭과 잔소리에 짜증이 폭발했던 경험, 옷차림이 지저분하다는 이유로 누군가를 따돌렸던 경험 등 지극히 개인적이고 일상적인 경험을 사회와 문화라는 크고 넓은 틀에서 되돌아볼 수 있는 힘을 자연스럽게 기를 수 있다.
『중학생토론학교 사회와 문화』는 이처럼 우리 일상을 지배하는 당연한 것들을 묻고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 중학생들을 ‘개인과 사회’ ‘자유와 공동체’ ‘진보와 보수’ ‘권리와 책임’이라는 세상에 던져진 커다란 질문으로 안내하여 좋은 삶, 좋은 사회를 위한 나만의 답을 갖도록 만들어 주는 책이다.
개인과 사회, 인간과 문화에 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