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21세기 신종 마니아 코드를 만난다
기억의 도서관에서의 행복한 관람기!
“모든 것은 바로 눈앞에 있다. 우리는 손만 뻗으면 된다.”
김중혁의 소설 「무용지물 박물관」에서 사물들을 말로써 스케치해 시각장애인들에게 들려주는 ‘메이비’라는 디제이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적어 놓은 문구이다. 에펠탑과 암스테르담, 쉬폴 공항과 보잉 707기, 잠수함 등을 눈앞에 생생하게 그려주는 디제이가 등장하는 이 소설은 김중혁식 소설 세계의 깊숙한 근간을 드러내는 작품이다.
2000년 『문학과사회』에 중편 「펭귄뉴스」를 발표하며 등단한 김중...
21세기 신종 마니아 코드를 만난다
기억의 도서관에서의 행복한 관람기!
“모든 것은 바로 눈앞에 있다. 우리는 손만 뻗으면 된다.”
김중혁의 소설 「무용지물 박물관」에서 사물들을 말로써 스케치해 시각장애인들에게 들려주는 ‘메이비’라는 디제이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적어 놓은 문구이다. 에펠탑과 암스테르담, 쉬폴 공항과 보잉 707기, 잠수함 등을 눈앞에 생생하게 그려주는 디제이가 등장하는 이 소설은 김중혁식 소설 세계의 깊숙한 근간을 드러내는 작품이다.
2000년 『문학과사회』에 중편 「펭귄뉴스」를 발표하며 등단한 김중혁은 그동안 사물의 해방을 통해 인간의 해방을 꿈꾸는 그만의 유토피아를 꾸준히 그려보였다. 김중혁은 그의 ‘상상력이 작동하는 방식이 한국 문학의 새로운 방향을 암시하고 있다’는 평과 함께, ‘문학의 오래된 미래’를 보여준다, 사물들과 인간에게 모두 ‘이상향인 그런 장소’에 대해 고민한다는 평을 받아왔다.
곧 우리 눈앞에 언제나 흔하게 있지만, 너무도 사소하여 그냥 지나치기 일쑤인 사물들에 대한 관심과, 낡고 소용가치가 떨어져 사람들에게 잊혀진 구시대의 유물들에 대한 애착이 그의 소설 세계를 이뤄내는 거점이다. “손만 뻗으면 된다.” 눈뜬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알 수 있는 잠수함의 형태. 그러나 우리는 눈을 뜨고 있다는 이유로, 너무나 많은 사물들을 그저 시신경을 통과해 뇌 밖으로 흘려버리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