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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시민과학자, 새를 관찰하다 : 사계절 감성 탐조
저자 조병범
출판사 자연과생태(반품불가
출판일 2020-10-27
정가 14,000원
ISBN 979116450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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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 짝사랑을 앓는 소년처럼


바위종다리_ 산 정상에서 쪼리리리 노래한다 _012
개리_ 하늘에 똥을 찍 누고 간다 _014
검은머리쑥새_ 꽃보다 먼저 봄을 알린다 _016
방울새_ 또르르르 봄을 굴린다 _018
쇠붉은뺨멧새_ 봄소식처럼 앉아 있다 _020
노랑지빠귀_ 이른 봄까지 홀로 꿋꿋하다 _022
검은딱새_ 갈대밭을 환하게 물들인다 _024
스윈호오목눈이_ 눈썹이 얼굴의 반이다 _026
꼬마물떼새_ 호기심 많은 개구쟁이 같다 _028
유리딱새_ 꼬리로 봄기운을 부채질한다 _030
장다리물떼새_ 분홍 긴 다리로 겅중겅중 걷는다 _032
제비_ 화살처럼 빠르게 곡예비행을 한다 _034
꼬까참새_ 꼬까옷을 입었다 _036
오목눈이_ 두 마리 합쳐 눈이 두 개다 _038
휘파람새_ 온몸으로 휘파람 분다 _040
황금새_ 검정과 노랑이 황금 비율이다 _042
검은바람까마귀_ 바람처럼 날렵하다 _044
작은동박새_ 사락사락 꽃잎인지 새인지 모르겠다 _046
솔새사촌_ 날개 없는 새 같다 _048
흰눈썹황금새_ 몸에 이름이 새겨져 있다 _050
원앙_ 맹렬하게 목욕한다 _052
황로_ 트랙터를 무서워하지 않는다 _054
청다리도요_ 청청청청 맑게 노래한다 _056
파랑새_ 텃새의 텃세에 주눅 들지 않는다 _058
칡때까치_ 조용하고 은밀하다 _060

여름
개개비_ 붉은 여름을 토해 낸다 _064
저어새_ 정성스레 서로 깃털을 다듬어 준다 _066
뻐꾸기_ 남의 둥지에 알 낳고 제가 진짜라고 운다 _068
소쩍새_ 엄마의 따순 등이 그립다 _070
노랑때까치_ 은은한 깃털이 연초록 숲과 조화롭다 _072
붉은머리오목눈이_ 결코 작은 새가 아니다 _074
뜸부기_ 뜸을 들여야 볼 수 있다 _076
큰유리새_ 맑고 푸른 깃털 뽐낼 겨를 없다 _078
흰뺨검둥오리_ 꽁무니에 새끼를 줄줄이 달고 간다 _080
해오라기_ 구부정 할아버지다 _082
붉은부리찌르레기_ 붉은 부리 우아한데 쫓겨나고
사계절 ‘새’ 설렘주의보

짝사랑을 앓는 소년처럼, 호기심 가득한 과학자처럼 써 내려간 기록들

?방울새_ 또르르르 봄을 굴린다
?개개비_ 붉은 여름을 토해 낸다
?노랑눈썹솔새_ 톡 톡 날아다니는 국화 같다
?멋쟁이새_ 하얀 겨울을 휘휘 노래한다

새를 비롯해 생물을 관찰한 기록(글이라 하면 흔히 생물 도감에 실리는 것과 같은 정보성 글이 떠오릅니다. 이런 글은 대개 간결하지만 딱딱하고 건조하지요. 생물 기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을 정확하게 남기는 것이니 충분히 그럴 만해요. 다만, 사람들이 조금 더 수월하게 생물에 다가가려면 올바르고 간결하면서도 한결 보드랍고 촉촉한 기록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처럼 말이지요.

예를 들어 볼게요. 이 책에서는 봄에 방울새가 우듬지에 앉아 또르르르 소리를 내는 모습을 “또르르르 봄을 굴린다”고 적었습니다. 여름에 개개비가 부리 속 붉은 입이 보일 정도로 개개객 고함치는 모습은 “붉은 여름을 토해 낸다”고 표현했고요. 가을철 아주 짧은 거리를 계속 날아다니는 노랑눈썹솔새는 “톡 톡 날아다니는 국화 같다”고 비유했고, 한겨울 눈 쌓인 나무에 앉아 먹이를 찾느라 부리에 눈을 묻힌 멋쟁이새를 두고는 “하얀 겨울을 휘휘 노래한다”고 썼습니다.

이처럼 한 종, 한 종에 대한 설명글이 저마다 정갈하고 말맛 넘치는 한 편의 시 같은데, 각 종의 형태나 생태 같은 정보 또한 흐트러짐 없이 머리에 쏙쏙 들어옵니다. 새 100종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이 때로는 시집처럼, 때로는 관찰 일지처럼 느껴지는 것은 새를 바라보고 찾고 기록한 시민 저자의 시선이 짝사랑을 앓는 소년처럼 조심스럽고 애틋하면서도, 열정 가득한 과학자처럼 꼼꼼하고 지긋하기 때문이겠지요.

그렇기에 새를 잘 알건 알지 못하건, 이제 이 책을 읽는 이라면 누구에게나 사시사철 새를 알고 바라보고 싶어지며 일상이 시처럼 여겨질 ‘사계절 새 설렘주의보’가 내릴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