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벌거벗은 임금님’을 폭로한 소년
제1장 수업시대
평등과 민족을 일깨운 변방 / 해방정국의 생존수업 / 역사 현장 수업
제2장 연마시대: 비판적 지식인으로 담금질한 한국전쟁
한국전쟁의 격랑 속으로 / 한국군의 민낯을 보다 / 전방의 인간수업 / 모든 것을 회의하고 의심하다
제3장 실천시대I: 진실에 복무한 기자
외신기자로 첫발을 내딛다 / 현장에서 미국을 배우다 / 4·19 현장에서 / 5·16쿠데타: 비판과 지지 사이에서 / 박정희와의 악연 / 연구로 특종 낚다 / 첫 필화, 첫 구속: 조선일보 시절 / 베트남과 중국을 만나다 / 동백림 사건을 촉발한 이기양의 월북 / 정명(正名을 일깨운 푸에블로호 사건 / 조선일보 해직 / 합동통신 복귀 / 합동통신 해직
제4장 실천시대II: ‘사상의 은사’ 또는 ‘의식화의 원흉’
대학 강단에서 맞은 10월유신 / 백주의 암흑에 도전한 『전환시대의 논리』 / 민주화운동 속으로 / ‘이성’을 가둔 ‘우상’ / 인식정지증을 기소한 「상고이유서」 / 감옥, 또 하나의 수업의 장 / 유신체제의 종말과 석방
제5장 실천시대III: 한반도 문제로 눈 돌리다
‘서울의 봄’과 3차 투옥 / 운동권의 ‘생각의 스승’ / 중국 연구를 접다 / 네번째 구속과 대학 복직 / 본격화한 한반도 연구 / 새로운 대안, 사회민주주의 / 다시 베트남전을 묻다 / 전두환 정권의 종말과 세계사의 격변 / 버클리대학에서 한국 민중투쟁사 강의 / 한겨레신문 창간 / 광주학살, 미국의 책임을 묻다 / 남북한 전쟁능력 비교 / 다섯번째 구속: 한겨레 방북취재 사건
제6장 성찰의 시대
조광조의 길에서 퇴계의 길로 / 사회주의권 붕괴의 충격 / 북한 핵위기에 맞서 / ‘제2의 인생’ 아닌 ‘제1.5의 인생’ / 첫 북한 방문과 북한에 대한 비판 / ‘북방한계선, 알고나 주장하자’ / 체제수렴 과정으로서의 통일 / 지팡이를 짚고 반전운동 전면에 / 조선인 유골 송환운동에 힘 보태다 / 마지막까지 분투한 지성인
변방의 경계인, 세상에 눈을 뜨다
비판적 지식인으로 담금질한 한국전쟁
리영희가 평생 권력과 타협하지 않고 진실에 복무할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로 저자는 ‘변방’에 대한 의식을 꼽는다. 한반도 최북단 변방인 평안북도 운산에서 출생하고 삭주에서 성장한 리영희는 당시로서는 비교적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학업을 위해 상경한 뒤 분단과 전쟁을 겪으며 어려운 생활을 이어갔다. 기술을 배우기 위해 진학한 공업고등학교와, 가정형편이 어려워지면서 장학금을 따라 택할 수밖에 없었던 해양대학 졸업이 정규학위의 전부인 학력도 기자와 학자로 활동한 그에게는 내세울 만한 경력은 아니었다. 그후의 삶 역시 글로 널리 알려지긴 했지만 언론사에서도 비주류에 속했고, 가난한 생활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움이 오히려 리영희로 하여금 권력의 시혜를 바라는 기회주의자로 살지 않고 시대를 깨우는 언론인이자 작가의 본분에 충실한 길을 걷게 했다.
한국전쟁과 군복무 경험은 리영희가 세상에 눈을 뜨고 비판적 지식인으로 살아가게 만든 중요한 계기였다. 전쟁통에 의도치 않게 입대하게 된 그는 대학 시절 충실하게 공부한 영어 덕분에 통역장교로 근무하며 한국군과 미군을 동시에 경험했다. 전쟁 과정에서 양민학살과 국민방위군 사건 등 이승만 정권의 만행과 한국군의 무능과 부패를 절실히 경험했을 뿐 아니라 한국인들을 구하러 왔다는 미군이 철저히 자국의 이익에 충실한 행태를 보이는 모습 또한 목격했다. 언론인의 길을 걷게 된 이후 주로 외신 보도와 국제 문제를 다루며 이름을 알린 그의 시야가 바로 이 시절의 경험을 통해 확대되었다. 저자는 이때의 “체험을 기초로 하여 이후 기자로서 또는 학자로서 베트남전쟁이나 한미관계·남북관계를 제도 안의 학자들과 다르게 살펴볼 수 있었다”고 평가한다.
공부하는 기자 리영희,
‘벌거벗은 임금님’을 폭로하다
군생활과 마찬가지로 갑작스레 결정한 합동통신 입사지만, 리영희는 통역장교를 거치며 더욱 향상된 영어 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