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서며
-인생에 예술이 필요할 때
-포스트 팬데믹 시대로 가는 길목에서
인생
-뉘른베르크의 이브: 알브레히트 뒤러의 <아담과 이브>
-수녀복을 걸친 돼지: 히로니뮈스 보스의 서사시
-게으른 자들의 천국에서 부지런 떨기: 피터르 브뤼헐의 <게으른 자들의 천국>
-가면 뒤에서 꿈틀대는 것: 제임스 앙소르의 〈그리스도의 브뤼셀 입성〉으로부터
-웃자란 아이들의 놀이터, 세상: 장 뒤뷔페의 <감자 같은 두상>
-숨어 사느니 떠나자!: 에른스트 바를라흐의 <책 읽는 수도원 학생>
-사이프러스, 화가가 사랑한 나무: 빈센트 반 고흐의 <사이프러스 나무>
죽음
-애도의 의미: 안드레아 만테냐의 <죽은 예수>
-은총이 필요한 순간: 카라바조의 <성모의 죽음>
-시간 여행자들: 장레옹 제롬의 <폴리케 베르소>
-당당한 임종은 없다!: 폴 고갱의 <우리는 어디서 왔으며, 우리는 누구며,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에 대한 단상
-타인에겐 당길 수 없었던 방아쇠: 에른스트 루트비히 키르히너로부터
-조금 일찍, 광대 짓을 끝낼 때: 베르나르 뷔페의 <죽음> 연작에서
-삶의 포장지가 뜯겨져 나가는 순간: 잭슨 폴록의 죽음으로부터
-멈춰 선 연대기: 데미언 허스트의 <신의 사랑을 위하여>
예술
-예술은 자유무역주의자: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브레다의 항복>에서
-시련의 끄트머리에서: 프란시스코 데 고야의 <카를로스 4세와 그의 가족>
-너무 가까워선 안 될 예술과 정치: 귀스타브 쿠르베의 <화가의 작업실>로부터
-혁명과 맞바꿀 수 없는 것: 장프랑수아 밀레의 <씨 뿌리는 사람>
-그렇게 되도록 되어 있는 것: 폴 세잔의 수도자적 은둔
-천재가 아닐 권리: 전위 미술과 살롱 미술을 당당하게 오갔던 화가 피에르오귀스트 르누아르
-우상 파괴Iconoclasm와 신성 모독Blasphemy: 크리스 오필리의 <성모 마리아>
-견뎌 내기, 예술의 정수精髓: 더 남는 장사, 터너 상
사랑
-욕조와 식탁 사이의 회화: 피에르 보나르의 앙
인간다움의 흔적, 예술
『인생에 예술이 필요할 때』를 펼치다 보면 알브레히트 뒤러, 장 뒤뷔페, 빈센트 반 고흐, 카라바조, 폴 고갱, 르누아르, 클림트 등 익숙한 이름들이 눈에 많이 띈다. 이미 수많은 매체를 통해 이들의 이야기를 접해 왔지만, 저자만의 깊이 있는 시선을 통해 만나는 예술가들은 우리에게 큰 울림을 준다.
빈센트 반 고흐는 그의 삶에서 가장 고통스러웠을 순간에 하늘을 향해 솟아오른 사이프러스 나무를 그렸다. 생 레미 정신 병원에 입원해 있는 중에도 곧게 솟은 사이프러스를 그리며 주변의 냉대와 불행한 환경에 굴하지 않았고, 결국 명작을 남길 수 있었다. 비참한 전쟁 중에도 독일의 화가 캐테 콜비츠는 목탄을 무기 삼아 그림으로 세상을 치료했다. 장프랑수아 밀레는 가난 속에서도 자신만의 길을 걸었고, 르누아르는 인상주의 동료 화가들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그리기를 멈추지 않았다. 예술가가 마음을 담아 만들어 낸 작품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아무리 긴 시간이 흘러도 바래지 않는 인간성의 원형을 간직한다.
『인생에 예술이 필요할 때』는 제목 그대로 우리가 살아가는 데 왜 예술이 필요할까라는 궁금증에서 시작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에서의 만남 대신 온라인에서의 만남이 더 활발해졌고, 미술관이 휴관한 대신 온라인으로 미술관 곳곳을 누빌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환경의 변화는 나를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내가 바라보는 나 자신에 집중하는 것이 더 중요함을 일깨워 주고 있다. 이런 시기에 예술은 다시 사람을 향하고, 상처받은 사람들을 포용하고 그들에게 공감함으로써 인간다움을 되찾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여전히 예술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고,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