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머리에: 왜 김재규 장군 평전을 쓰는가? 5
1. 의협심과 정의감이 강한 소년 17
2. 군인의 길 29
3. 평탄하지 않은 군 생활 45
4. 5·16 군사쿠데타 이후 승승장구 55
5. 애증의 갈등 속에서 71
6. 운명의 길, 중앙정보부장 89
7. 박정희의 권력욕망에 맞서 113
8. 야수의 심정으로 유신의 심장을 쏘다 139
9. 군사법정의 피고인으로 161
10. 피고인 김재규를 사형에 처한다 179
11. 신군부 폭압 속에 열린 최종심 195
12. 대법원의 재심 기각과 구명운동 217
13. 국민 여러분, 민주주의를 만끽하십시오 239
14. 10·26 재평가와 명예 회복 257
15. 참고인들의 증언 269
16. 김재규의 재심과 복권 287
주註 295
“왜 김재규 장군 평전을 쓰는가?”
우리나라 독립운동사 및 친일반민족사 연구가이자 대한민국 근현대 인물 연구의 권위자인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은 ‘10·26 사건’이 아니라 ‘김재규’라는 인물과 그의 생애에 초점을 맞춰 김재규와 10·26 사건을 들려준다. 김재규의 삶 전체를 조명하면서, 그가 걸었던 권력의 과정에서 저지른 과오와 함께 알려지지 않던 이력도 추적한다. 어용사학자들을 통해 ‘사육신’ 중에서 유응부 대신 김재규의 조상인 김문기를 사육신의 반열에 올리고자 한 것은 비난받을 일이다. 반면 중앙정보부장 등 고위직에 있으면서 축하 화환도 돌려보낼 만큼 청렴결백한 면과, 독립운동가 출신인 장준하 선생을 높이 평가한 부분은 우리가 지금까지 주목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이와 함께 이 책에서는 대법원 판사 14명 중 소수의견을 냈다는 이유로 법복을 벗어야 했던 판사 4명의 소수의견을 하나하나 들어본다. 그리고 구명을 위한 건의문과 탄원서, 김재규의 마지막 유언,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했던 저자가 당시 10·26 사건의 진실을 파악하기 위해 청취했던 참고인들의 증언 등도 자세히 들려준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인 민주공화제를 짓밟은 독재자였던 박정희를 암살한 김재규를 무어라 불러야 할까? 야수의 심정으로 유신의 심장을 쏘았다는 김재규의 진실은 무엇일까? 이것이 저자가 ‘김재규 장군 평전’에서 이르고자 하는 최종 목표지점이다.
두 번의 실패, 그리고 10·26 거사
김재규는 유신쿠데타를 대한민국의 기본가치를 뒤엎는 반역으로 인식했던 것 같다. 이승만 대통령이 짓밟은 민주공화제를 4·19 혁명으로 바로잡았는데, 박정희가 5·16 쿠데타에 이어 유신쿠데타로 주권재민과 삼권분립의 기본가치조차 유명무실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김재규는 “애국심이 집권욕에 못 미치고” 있는 박정희에게서 등을 돌렸다. 그래서 박정희를 두 차례나 ‘권좌’에서 끌어내릴 계획을 세웠으나 실패로 끝난다.
먼저, 3군단장 시절에 유신을 감행한 박정희가 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