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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언어 전쟁
저자 정형철
출판사 삶이보이는창(삶창
출판일 2020-10-27
정가 12,000원
ISBN 9788966551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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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내며 ... 4


1 기술전체주의와 언어의 타락(정형철 ... 17
2 부족의 언어, 혐오의 언어(박권일 ... 43
3 태초에 행정이 있었다 : 시의 언어와 행정의 언어(고영직 ... 67
4 아직 없는 이름, 당사자(엄문희 ... 87
5 누가 말하는가, 누가 결정하는가(김동현 ... 113
6 ‘386세대’의 정치 언어와 자가당착(이택광 ... 133
7 방언의 상상력(전성태 ... 151
8 ‘헐’과 ‘샘’의 출세기(정은균 ... 169
9 속도의 언어와 시적 언어(황규관 ... 187
‘언어 전쟁’의 시대!

이제는 뉴스도 못 믿겠다는 말들을 서슴없이 하게 되는 시대가 됐다. 비위가 발각되어도 예전 같으면 사과를 하고 일정 정도 책임을 지는 모습이라도 보였는데, 지금은 다른 ‘말’들을 쏟아낸다. 그러다 보면 사후 맥락이 복잡해지고 그 복잡함 때문에 어느새 진실은 실종되고 만다. 한편으로는 법정으로 진실의 문제를 끌고 가 분탕질을 친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서 우리는 진실에 대해 무감각해지고 뒤이어 윤리 의식까지 희미해져버린다. 유명인의 페이스북 계정이 기자들의 출입처가 되기도 하며, 그들이 쏟아내는 말은 언론에 대서특필되기까지 한다. 언제부터인가 익숙해진 이런 모습은 언론에 대한 불신감을 키웠고 나아가 ‘언어’에 대한 피로감을 갖게 했다.
이런 사회적, 문화적 현상에 때맞춰 그 현상의 이면을 파헤쳐보는 책이 바로 『언어 전쟁』이다. 아홉 명의 필자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바라본 언어의 타락 원인은 다른 듯 보이지만 겹치면서 다채롭게 우리의 생각을 우리가 쓰는 언어의 세계로 인도한다. 기술문명의 문제로 보는 시각도 있고, 자본주의 문제로 보는 시각도 있다. 국가 제도(행정의 문제로 보는 시각도 있다. 분명한 것은 우리가 처한 현실 그 자체가 언어의 타락과 전쟁을 부추기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편으로는 지금의 언어 현상에 역사적 문제가 도사리고 있음도 지적한다.

1980년대 이후 의회주의라는 제도는 진보와 보수라는 재현의 언어를 획득했다. 실제로 한국에서 의회는 경제적 이해관계에 기반을 두고, 대통령은 국민의 일반의지를 대변하는 것으로 분리되어 있다. 권력의 행사 방식에 차이는 있지만, 과거 보나파르트주의적이었던 박정희 체제의 구도를 크게 벗어나지 않은 체제 작동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의회에서 이루어지는 이해 조정을 제왕적 대통령제로 간섭하는 것을 ‘토착적 민주주의’라고 불렀던 박정희 체제의 언어가 여전히 외피만 바뀌어서 되풀이되고 있는 셈이다.
―「‘386세대’의 정치 언어와 자가당착」(이택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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