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머리에: 인민이 온다
1부 흔들리는 인민
1장 최고 지도자의 사망: 애도와 상실감
김일성의 죽음과 장례 / 인민들의 눈물 / 애도의 시간, 추모의 경쟁
2장 김정일 위원장 사망과 3대 세습
애통함이 거리에 넘쳐 날 때 / 왜 권력이 세습되었을까
3장 고난의 행군을 넘다: 선군정치의 등장
‘래일을 위한 오늘을 살자’ / 궁핍한 생활과 정치적 책임
4장 장마당으로 간 사람들: 사적 욕망의 확대
아래로부터의 시장화 / 평양에 문을 연 ‘비즈니스 스쿨’
5장 성분사회: 출신성분과 사회성분
64개의 성분 분류 / 핵심계층, 기본계층, 적대계층 / 성분은 삶을 결정한다
6장 상호 감시와 간접 화법: 속마음을 들키지 마라
‘말조심해라, 말조심해라’ / 이중사고, 두 가지 상반된 마음
2부 인민의 일상생활
7장 사회주의 인간형: 노동당과 모범 인민
노동당, 인민들의 생활을 조직하다 / 모든 인민의 모범, 노동당원 / ‘숨은 영웅들의 모범을
따라 배우는 운동’
8장 집단주의 사회생활: 협동농장과 집단 관습
집단 영농의 생활화와 농업 협동화 / 집합체 사회의 조직과 질서 / ‘조합을 떠나선 자신을 생
각할 수 없다’
9장 ‘10대 원칙’과 생활총화: 당 생활의 기본 형식
사상 투쟁과 맹목적인 비판 / 생활을 규율하는 최고의 지침
10장 선전 선동과 일상생활: 구호와 슬로건의 메아리
선전 선동, ‘공산주의’의 존재 방식 / 선전 선동만으로는 내키지 않는 마음
11장 다시 남성 중심으로: 가족과 남녀 권리 관계의 변화
“여성이 북한을 먹여 살린다”? / 여성의 권리에 대한 비공식 담론
12장 함께 살고 함께 죽는 운명 공동체: 전장의 편지들
조국이 필요로 하고 조국이 원하는 인민 / 집과 가족, 농사와 식량 걱정
13장 폭격의 공포: 전장의 내면세계
밤낮없는 비행기와 쏟아지는 폭격 / 국가에 대한 충성과 죽음의 두려움
14장 전쟁사회: 군인과 인민이 일치된 사회
평시와 전시의 구분이 없는 사회 / ‘군대가 망
■ ‘인민’의 얼굴을 마주보기 -북한 사회와 사람들의 의지와 내면을 들여다보다
“북한 연구에서 만큼 특수성이 날뛰고 있다. 엉뚱한 주장을 내세우는 경우도 허다하다. 체제가 붕괴할 것인지, 전쟁이 일어날 것인지, 내부에서 저항이 있을 것인지 묻고 답하는 것은 연구나 담론이라고 할 수 없는 한낱 지레짐작에 불과하다. 국내외의 다양한 인과 관계를 가진 변수들의 조합과 이 변수들의 상호 작용 그리고 그 영향을 무시하고, 무엇보다 북쪽에 살고 있는 인민들의 의지나 내면을 전혀 들여다보지 못한 예상일뿐이다. 학문은 예언을 하는 것이 아니다.” _본문에서
최근 남북 정상회담과 이어진 북미 정상회담으로 한반도에 종전의 도래와 평화 무드의 확산이 논의되고 있다. 초기의 놀라울 정도의 파격과 속도는 정체를 빚으며 이해득실을 재는 셈법 국면에 처해 있다. 당장 남북미 관계의 앞날은 시계가 흐리지만, 분명한 것은 북한의 정체와 북한 사람들에 대한 이해와 접촉의 면적은 넓어지고 있다. 그간 ‘사람이 살고 있었네’ 류의 방북기나 북한 정권의 폐쇄성을 고발하는 이탈자들의 증언록이 다수였던 북한 관련 정보와 출판 콘텐츠가 2018년부터 폭증하여, ‘핸드폰을 사용하는 평양 시민의 일상’을 전하는 취재기를 시작으로 최근에는 북한 여행, 북한 비즈니스를 다룬 책들까지 선보이고 있다. 다만 몇 차례의 평양 방북 취재와 스냅 사진, 외국인들의 시각으로 북한을 해명하기란 용의치 않다. 체재를 넘어 그곳을 살아가는 ‘인민’들의 생활세계와 감정구조를 탐구해 북한에 대해 좀 더 내밀한 이해를 시도해 볼 수는 없을까? 통일학 전공자가 아닌 비판사회학자 한성훈(연세대 국학연구원의 오랜 질적 연구의 결실인 『인민의 얼굴』은 현재 북한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과 삶, 그 지층과 무늬를 입체적으로 관찰한 책이다. 이로써 ‘분단사회’ 이후를 준비하는 데, 북한에 대한 심층의 이해와 대화가 우리 인문학의 중요한 역할과 주제가 되었음을 예시하고자 한다.
저자는 책머리에서 남북미를 둘러싼 해빙 분위기 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