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제1장 전후 일본의 ‘조선인 위안부’ 표상, 그 변용과 굴절
「춘부전(春婦?」의 출판/영화화 과정에서 드러나는 ‘전후 일본’의 전쟁기억/표상/젠더
제2장 ‘전후 일본’의 대중문화와 남성주체의 욕망
다무라 다이지로(田村泰次?의 「육체의 문(肉?の門」과 「춘부전(春婦?」을 중심으로
제3장 리샹란(李香蘭과 이민족 간 국제연애, 식민주의적 욕망
여배우의 페르소나와 ‘조선인 일본군 위안부’ 표상
제4장 타자화된 여성들, 일본 영화 속 ‘조선인 위안부’ 표상
오하루(お春와 쓰유코(つゆ子의 사이에서
제5장 ‘조선인 위안부’의 연애=사랑을 둘러싼 정치
식민주의적/민족적 욕망의 미디어로서의 ‘위안부’
제6장 전후 일본 미술계의 ‘위안부’ 표상
전중세대의 ‘번민’에 주목하여
제7장 노래를 둘러싼 공감의 정치: ‘조선인 위안부’의 현재에 대한 일고찰
영화 《일본춘가고(日本春歌考》와 《박치기(バッチギ!》를 중심으로
제8장 ‘위안부’=‘소녀’상과 젠더
‘평화의 비’를 중심으로
제9장 ‘위안부’=소녀이야기와 국민적 기억
영화 《귀향》에 주목하여
참고문헌
찾아보기
▶ 어디에서부터, 무엇으로부터
‘조선인 일본군 위안부’ 표상이 만들어졌는가
일본의 패전 이후 미연합군 사령부(GHQ: General Headquarters 산하에서 미디어 정보통제와 검열을 담당하던 민간 검열국(CCD: Civil Censorship Detachment에 제출된 한 편의 소설에는 다음과 같은 서문이 붙어 있었다.
이 작품을 전쟁의 기간 동안 대륙의 벽지에 배치되어 일본군 하급 병사들의 위안을 위해, 일본여성이 공포와 멸시로 가까이 하려 하지 않았던 여러 최전선에서 정신하며 그 청춘과 육체를 바쳐 스러져 간 수만의 조선낭자군에게 바친다.
이 책은 이 서문의 문구로부터 시작되었다. 검열에서 전체 공표불가 판정을 받은 이 소설 「춘부전(春婦?」이다. 소설의 작가 다무라 다이지로(田村泰次?는 일본의 ‘전후’를 대표하는 작가 중 한 사람이다. 소설 「춘부전」은 일본에서 1947년 단행본으로 출간된 이후 연극, 영화 등 다양한 형태로 약 20여 년에 걸쳐 대중의 시선에 노출되며 ‘일본군 위안부’ 이미지 형성에 기여한다. 「춘부전」에 등장하는 하루미는 피식민지 조선인 여성으로 자발적으로 전장으로 향해 일본군에게 성적 ‘위안’을 제공한 존재이자, 열정적으로 일본군 병사를 사랑하여 그와 함께 죽는 인물이다. 여기서 표현된 ‘조선인 일본군 위안부’ 상은 1990년대 후반 일본사회에서 나타나는 왜곡/비하된 ‘위안부’ 상과 동일선상에 위치한다.
▶ 전후 일본의 대중문화의 장을 통해 드러나는 전쟁/기억/젠더
전후 일본 대중문화의 장에서 ‘에로틱한 타자’로 표상되는 ‘조선인 위안부’는 전쟁책임과 전후처리의 과정을 누락한 채 구축된 산물이다. ‘전후’의 사상적, 정치적 기반 위에 구축된 현재의 일본에서 ‘조선인 위안부’에 대한 왜곡과 비하가 다시금 부각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이 책에서는 「춘부전」의 ‘조선인 위안부’ 표상에 변용이 가해지고 이에 대한 자성적 움직임이 포착되는 1960년대까지를 논의의 대상에 포함한다. 1960년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