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성폭력과 청소년기의 상처를 아프게 마주한 문제작
이 작품은 아동 성폭력을 다룬 문제작으로, 출간 즉시 폭발적 관심을 받았다. 무거운 사회적 이슈이자 국내 어린이청소년문학계에선 유례없는 소재였기 때문이다. 주인공인 두 유진은 같은 유치원에서 성폭력 피해를 입는다. 그 뒤 각자의 삶을 살다가 15살이 돼 해후한다. 같은 일을 당했지만 부모들의 다른 대처로 확연히 다른 삶을 살아온 두 유진. 이들의 이야기는 잃어버린 기억과 파헤쳐지는 상처, 예상치 못한 후유증을 직면하는 과정과 함께 흡인력 강하게 전개된다. 두 유진의 고통스러운 진실들이 미스터리한 서사 장치와 밀도 높은 심리 묘사 속에서 점차 드러난다.
아울러 이 작품은 등장인물들 간의 다양한 관계망 속에서 초점화된 특정 사건과 확장된 삶 전반을 교차해가며 어린이-청소년-어른 저마다에게 ‘상처’란 무엇이고 어떻게 생겨나며, 그것을 어떻게 다루어가야 할지에 관한 깊은 통찰을 매우 설득력 있게 형상화해낸다. 또한 소재는 무겁지만 어둡게만 그려지진 않았는데, 청소년들의 재기발랄한 일상에 밀착해 그네들의 사유와 언어를 익살스레 그리는 한편 일상에 스민 폭력과 상처가 그들의 삶을 어떻게 뒤흔드는지 그려냄으로써 더 보편성 있는 이야기로 확장해간다. 유진과 유진이 서로를 ‘또 다른 나’로 인식하며 ‘상처를 모아 지은 날개’로 날아오르기를, 떨어지더라도 높이높이 날아오르기를 기원하며 다짐하는 모습에서 독자는 “슬프고 무서우면서도 달콤하게” 희망적인 시선을 품게 된다.
“네 잘못이 아니야”, 그리고 작가가 오랫동안 밝히지 못했던 내밀한 이야기
출간되고서 16년 동안 독자들의 한결같은 사랑을 받았지만 개정판을 준비하는 마음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고 작가는 말한다. 유아동 대상 성범죄는 날로 진화하며 증가하고 있고, 청소년의 일반적인 현실 또한 나아졌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성범죄 피해자에게 피해자다움을 요구하거나 피해자를 가해자로 둔갑시키는 2차 가해와 폭력 또한 만연하다.
이러한 가운데 여전히 종요로운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