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없지만 만화는 남았다.
우리가 다녔던 책방에도, 선생님 몰래 만화책을 꺼내 보던 교실에도, 두꺼운 솜이불 속에서 귤 까먹으며 만화책을 보던 고향집 내 방에도 이제는 나도 없고 우리도 없지만, 그럼에도 만화책은 아직까지 남아 그곳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타지에 나와 아무리 힘들고 지쳤어도, 부모님이 늘 반겨주시던 고향집 현관문을 열면 모든 서러움이 녹던 것처럼, 우리가 사랑했던 그때 그 시절 순정만화에는 마음을 포근하게 다독여주는 힘이 있다. 이 책은 내가 가장 좋아했던 만화책을 다시 볼 수 있다는 즐거움 외에, 내가 정말 좋아했던 그때의 순수했던 나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안도감을 준다. 이제 그곳에는 없지만, 사라지지 않았다.
전교생이 모두 왕세자빈이었던 이상한 나라의 ‘궁’
설레던 나의 첫사랑을 색칠하는 ‘궁 컬러링북’
2000년대에 학창시절을 보냈고, 2002년 월드컵을 뜨겁게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인기 만화 ‘궁’. 이 책은 만화책 ‘궁’에서 가장 설렜던 장면들을 뽑아 직접 색칠할 수 있도록 스케치를 담은 책이다. 전교생을 모두 왕세자빈으로 만들어버리고, 가상캐스팅 논쟁까지 하게 했던 왕실 로맨스 궁을 내 맘대로 색칠하면서 설렜던 내 첫사랑을 한 번 더 만나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