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이 플라톤은 “철학자는 죽음을 추구한다”라고 주장하였는데, 이는 아마도 좀 더 경건하게 살아가기를 염원하는 플라톤의 요청이 담긴 말일 것이다. 육안(肉眼에 의해 규정되는 ‘차안(此岸’ 대신 심안(心眼에 의해 규정되는 ‘피안(彼岸’을 바라보면서, 플라톤은 힘과 정치논리가 지배하는 현실세계보다는 이데아가 지배하는 이상세계를 꿈꾸었던 것이다.
플라톤의 대화편은 모두 아테네 사회를 비판하면서 이상적인 공동체 사회의 청사진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십여 편에 이르는 그의 대화편들은 모두 그의 그러한 염원을 담고 있다. 『고르기아스』와 『국가』, 그리고 『법률』은 그의 도덕·정치철학적인 아이디어와 방법론이 풍부하게 개진되고 있는 대화편이다. 그 가운데에서도 특히 그가 불혹의 나이를 전후로 집필하였던 『고르기아스』는 수사학과 탐욕의 정치논리가 지배적이었던 아테네 정치현실에 대한 그의 날카로운 비판이 담겨있는 ‘수사학과 도덕성’ 관련 대화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