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신약성서에 기록된 베드로의 환상을 성서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해석한 책으로. 베드로의 환상을 지금까지의 복음사적인 거시적 접근에서 벗어나 베드로라는 한 인간의 내면의 심층적인 심리세계를 미시적으로 분석하고자 하는 새로운 시도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지금까지 베드로의 환상을 연구한 신학자들이 그래 왔듯이 베드로의 환상에 관한 전승 자료의 역사성이나 사회문화적 맥락 안에서 베드로의 환상을 해석하기보다는 베드로 개인의 내면의 정신세계에 주목한다. 물론 베드로라고 하는 개인의 내면적 정신세계가 그가 속한 당시 사회의 역사와 문화에 의해 영향을 받아 형성되기는 하였겠지만 포커스 자체를 베드로의 내면적 세계, 그중에서도 특히 환상이라고 하는 무의식의 정신현상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즉 이방인 선교라는 원시 교회 공동체가 직면한 문제와 베드로의 무의식은 어떤 관계가 있는가? 뒤집어서 말하면 이방인 선교라고 하는 지극히 예민하면서도 어려운 난제에 대하여 베드로 자신도 모르는 속마음은 무엇이었는가? 또 이방인 선교에 대한 베드로의 속마음을 형성하게 한 당시의 역사적.사회적.문화적 요인들과 그 과정은 무엇인가? 또한 그것은 베드로가 살았던 갈릴리와 예수 공동체 안에서 베드로의 정신세계에서 어떻게 형성되고 이후 베드로의 삶과 원시 교회 공동체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이 책은 이러한 질문들에 대하여 분석심리학의 틀 안에서 대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