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관념과 이데올로기가 백인 중심적인 미국 사회에서 흑인은 자신의 고유한 문화와 절연당하고 자신의 문화적 특질을 무시당하여 집단적인 정체성뿐 아니라 개별적인 인간의 정체성마저 거부당하는 불가시적인 존재이다. ‘보이지 않는 인간’의 화자가 만나는 미국 사회의 주요 기관들은 백인 사회의 지배적인 이데올로기를 전파하는 주체들로서 ‘백인은 옳고’, ‘이곳은 백인의 사회’라는 백인중심의 이데올로기를 공고히 하여 미국 사회에서 인간이 아닌 대상으로서 불가시적으로 존재하는 흑인의 처지를 확인하게 한다.
이러한 불합리에 대해 미국의 유명한 흑인 작가 랄프 엘리슨은 자신의 저술행위를 통해 미국사회가 흑인에게 부여하는 여러 가지 부정적 정체성을 극복하고, 진정한 정체성에 이르려는 시도를 보여 준다. 주로 엘리슨의 작품은 대체로 흑인이 처한 존재론적 모순, 불가시성과 타자성의 자각에서 비롯되어, 인간에 대한 인간의 억압을 타파하기 위한 방안을 부단히 추구하는 내용이다. 엘리슨의 처절한 고뇌와 예지의 산물이다.
엘리슨의 삶과 문학 세계에 대해 다룬 이 책을 통해서 흑인들의 역사와 기억, 그들의 전통과 음악 그리고 정체성에 대해 알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