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수자의 말
들어가는 말
기린 목의 골격도
제1장 기린 해부란?
해부는 언제나 갑자기
해부에 필요한 도구
1단계: 사체 반입
2단계: 해부
3단계: 골격 표본 제작
재밌는 읽을거리_ 기린이라는 이름의 유래
제2장 기린 연구자의 길로 들어서다
기린을 좋아하던 소녀
기린 연구자를 꿈꾸며
해부학 교수님을 만나다
동물 사체와의 첫 만남
드디어 기린 해부의 기회를 잡다
첫 기린 ‘나쓰코’
기린의 ‘해체’하다
‘해부’와 ‘해체’의 차이
재밌는 읽을거리_ 나보다 연상인 동물을 만날 때
제3장 드디어 기린을 ‘해부’하다
나의 첫 해부 기린 ‘니나’
‘해체’에서 ‘해부’로
첫 해부에 도전하다
눈앞에 펼쳐진 기린의 목 근육
무력감만 남긴 첫 해부
두 번째 해부 기회
근육 이름은 그냥 이름일 뿐
노미나를 잊어라
뛰어난 관찰자가 되어라
마침내, 해부를 완료하다
재밌는 읽을거리_ 동물원에서 기린 종을 나누는 법
제4장 본격적인 기린 목뼈 연구
기린의 경추는 몇 개일까?
엇갈린 운명의 논문
기린이라면 설날도 없다
노이로제의 끝에서
기린의 놀라운 목 구조
어둠에 묻힌 ‘기린의 경추 8개설’
제1흉추가 혹시 움직일까?
재밌는 읽을거리_ 운명 같은 인연, 운명 같은 연구
재밌는 읽을거리_ 논문은 타임머신
제5장 제1흉추를 움직이는 근육을 찾아서
목의 기저부를 상하지 않게
위기를 기회로 바꾸다
기린과 오카피가 죽으면 연락주세요
냉동고에 잠든 오카피 표본
목과 몸통이 절단되지 않은 첫 기린
나흘간의 분투
제1흉추를 움직이는 근육을 찾아서
여전히 보이지 않는 근육
재밌는 읽을거리_ 기린의 뿔은 몇 개일까요?
제6장 흉추인데 움직일까?
갈비뼈가 있어도 움직일까?
기증받은 새끼 기린
CT 스캐너로 움직임을 확인하다
실제 움직임을 확인한 순간
재밌는 읽을거리_ 수컷 기린의 머리가 더 무거운 이유
제7장 기린의 8번째 ‘목뼈’의 발견
오카피의 해부에서 힌트를 얻다
제1흉추
기린이 죽으면, 크리스마스도 설날도 없었다.
기린이 최우선인 해부학자가 쓰는 만남과 탐구, 발견의 날들
제인 구달에게 침팬지가 있었다면, 그녀에겐 기린이 있었다. 그녀는 동물원에서 기증받은 기린 사체가 들어오는 날이면 모든 스케줄을 정리하고 기린 해부에 매달렸다. 크리스마스도 설날도 없었다. 어떤 사람은 “기린이 죽으면 그게 어느 때든 뛰어나간다고요? 연구자들은 참 대단하네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저자는 기린이 좋아서 연구를 하는 사람으로서 해야 할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할 뿐이었다. 이때부터 지금까지 저자는 ‘동물원에서 연락이 오면 어떤 일이 있어도 반드시 나간다’라는 마음 자세를 지키고 있다. 그렇게 30여 마리의 기린을 해부했고 골격 표본을 만들어 박물관에 보관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저자가 기린 해부에 성공한 것은 아니었다. 해부는커녕 기린 사체를 흐트러뜨려 놓기만 했던 적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좌절하지 않고 새롭게 찾아온 기린 사체들을 만나며 해부학자로서의 전문성을 높여갔다. 처음으로 해부칼을 대었던 기린 ‘나쓰코’, 처음으로 해부를 했던 기린 ‘니나’, 해부의 개념을 새로 정립하게 해준 기린 ‘시로’, 실제로 제1흉추가 움직인다는 사실을 보여준 기린 ‘아오이’의 새끼 기린 등 많은 기린들이 그녀 연구의 중요한 초석이 되었다. 그녀에게 해부실은 차가운 죽음의 공간이 아니었다. 열정과 치열함이 숨 쉬는 행복한 곳이었다. 그 속에서 그녀는 자신의 연구 주제를 스스로 찾아냈으며 꾸준한 노력의 힘이 어떻게 놀라운 성과로 이어지는지를 몸소 보여주었다.
또한 그녀는 기린과 함께 보낸 10년 동안 하나의 사실을 깨닫는다.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의 소중함이다. 무언가를 좋아한다고 말하면 세상은 언제나 그녀에게 다가와 주었다. 같은 흥미를 가진 사람이 다가오는가 하면, 손을 내밀어 주는 사람이나 기회를 주는 사람도 만났다. 도쿄대 1학년 봄에 “기린 연구자가 되고 싶습니다”라고 말한 다음부터 많은 선배 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