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청사진들의 청사진 (피코 아이어
들어가며 모델 도시 (크리스티아노 비앙키, 크리스티나 드라피치
기념비적 공간
도시 속의 도시
사회적 응축기
아이콘
평양의 미래
평면도 & 기타 도면
에세이 평양: 1993년부터 현재까지 (닉 보너, 사이먼 카커렐
에세이 사회주의 낙원 건설하기 (올리버 웨인라이트
평양에서 만나는 삶의 흔적들
수령의 사진이나 선전 문구를 잘라 낼 수 없고, 주거 건물의 사진 촬영은 거리를 두고 해야 하며, 사람들을 찍기 전에는 허락을 받아야 하고, 군사적인 내용은 절대 촬영해선 안 된다. 저자들이 평양의 건축물 사진 촬영을 하기 위해 지켜야만 했던 규칙들이다. 이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이들을 안내했던 가이드가 책임을 져야 했기에 저자들은 규칙을 철저하게 따라야만 했다고 한다. 그 결과 가이드의 신뢰를 얻은 이들은 약간의 자유를 얻어 좋은 사진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이 책에 실린 사진들은 이러한 결과물이며, 신기하게도 건축물과 함께 등장하는 평양 시민들의 모습에서는 어떠한 꾸밈의 흔적도 발견할 수 없다.
평양이란 도시의 기본 원리, 평양의 주요 공간들의 의미, 대표적인 건축물들,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이 이끌고 있는 새로운 평양의 모습 등이 담겨 있는 『모델 시티 평양』을 읽고 나면, 평양의 구석구석을 둘러본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진들에서 문득문득 드러나는 평양의 평범한 시민들을 마주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들은 뉴스나 다큐멘터리에 나오는 것처럼 열광적인 환호를 보내지도 않고, 발을 맞춰 행진하고 있지도 않다. 출퇴근길 바쁘게 발걸음을 옮기고, 아이들은 공원에서 뛰놀며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있을 뿐이다. 모든 것이 계획적으로 이루어진 ‘모델 도시’ 평양이지만, 그 이면의 평범한 일상을 발견하는 것이 이 책이 지닌 또 하나의 재미다.
『모델 시티 평양』에는 유명 여행 작가 피코 아이어의 서문과, 대표적인 북한 여행사인 고려관광사를 운영하면서 북한에 대한 여러 책을 낸 니콜라스 보너, 그리고 영국의 건축비평가 올리버 웨인라이트가 각각 쓴 평양에 대한 에세이가 실려 있다. 이들의 글은 외형만 보고는 알 수 없는 평양의 진짜 모습을 조금이나마 들여다볼 수 있게 도와준다. 또한 건축에 흥미가 있는 이들이라면 책에 담긴 평양 도심의 평면도와 상징적인 건축물들의 도면을 놓쳐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