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_권영종
보초 | 비가 내리면 | 어머니 | 해녀 | 대리운전 | 횡단보도 | 하늘비 | 주유소 | 꿈 | 봄 | 스승 | 연탄가스 | 아내 | 결혼기념일 | 친구 아버지 | 늙어가는구나 | 중환자실 | 동창생 | 아빠와 아들 | 화장터 | 신음소리 | 해 | 노숙인
2. 수필_정현진
엄니 생각 | 그렇게나 좋으냐? | 친구(1 | 친구(2 | 너, 어디 있니? | 날마다 새로움을 즐기다 | 쓰임새 | 낚시 | 호(號를 짓는 이야기 | 동창생 만난 날 | 꽃샘추위 오는 때 | 약속이 딸린 첫 계명
비를 좋아하는 마음
“나는 비가 좋다 / 빗소리가 좋다 / 비를 맞으며 / 걷는 것이 좋다 / 빗소리를 들으면 / 엄마 품에 안긴 것 같다 / 억만 년 과거가 / 내 마음속으로 들어온다”
저자 권영종은 시를 처음 쓴다고 고백한다. 누구에게 보이려고 쓴 것이 아니고 그냥 써지는 대로 한 편 한 편 써내려 갔는데 써놓고 보니 나 홀로 쓴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늘 자신의 곁에서 눈물 흘리고 아파하는 이들과 함께 쓴 것이다.
“이 세상 어느 빗방울도 / 그냥 떨어지는 빗물은 없다 / 하나하나 사연이 있고 / 눈물이 있고 / 아픔이 있다 / 하나하나 / 하늘에서 떨어진다”는 시구처럼 이 시들은 비를 닮았다. 그리고 그 비를 좋아하는 저자의 마음에서 노숙인과 같은 아프고 소외된 이들에 대한 사랑이 느껴진다. 우리가 빗소리 같은 이 시들에 귀를 기울여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더 많이 웃으며 살아야겠다
“중학교 시절엔 동급생 중에서 내가 제법 나이 들어 보이는 축에 들었는데, 친구들은 지금 내가 젤로 어려보인다고 했다. 친구들은 ‘넌 술을 마시냐 담배를 피우냐, 그런 걸 하지 않으니 피부가 젊다’고 하였다. 어떤 친구는 ‘넌 하나님과 가까이 사니까 우리보다 젊어 보인다’고 하였다.”
오랜만에 동창 모음에 참석한 저자 정현진이 서로의 변한 모습으로 담소를 나누던 중에 ‘내 마음에, 그리고 얼굴에 웃음이 얼마나 남아 있을까?’라는 의문이 생겼다. 세월로 변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지만 웃음이 줄어드는 것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볼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묵상의 결과 이제부터라도 웃음을 다시 되찾고 예전보다 더 많이 웃으며 살아야겠다는 결심이 생겼다. 웃을 수 없을 때에도 웃을 수 있어야 참 신앙인일 테니 말이다.
코로나19로 웃음을 잃은 우리에게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만드는 귀한 글들이 담긴 《꿈꾸다》를 읽고 희망을 꿈꾸며 웃음을 되찾는 삶에 동참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