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성격, 문학의 기원 등 순수하게 문학적인 질문만 던졌을 때 문학은 전혀 그 실체가 잡히지 않는다. 문학은 주로 어떤 문제에 관여해 왔는가, 문학은 주로 사회의 어떤 부분을 거부해 왔는가, 문학의 제도는 어떻게 구성되어 왔는가, 문학이 영향받아온 문학 외적인 부분은 무엇인가, 문학은 다른 학문과 어떤 위계성을 확보해 왔는가, 특히나 문학은 정치적인 문제에 어떻게 관련되어 왔는가, 혹은 문학은 정치적 힘과 어떤 역동성을 보여 왔는가, 하는숱한 문학 외적인 것과의 관련성 속에서만 문학은 존재하고 이해될 수 있다. 이 책은 그러한 질문 중에서 특히 이념적인 연관성을 찾아보려는 조그마한 시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