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집의 불행에서 정주와 실존으로
제1부. 정주의 이론적 정의
제1장. 인생은 나그네 길
제2장. 정주
제2부. 정주의 기본 조건
제3장. 물질성
제4장. 정신성
제3부. 정주의 세부 조건
제5장. 정서
제6장. 정체성
제7장. 고향
제8장. 최적조화
에필로그. 본성, 제격, 지속가능성
집의 궁극적인 목적은 부동산 투자가 아닌 정신적 안정을 얻는 것
집은 개인의 철학을 반영하는 공간이자 그 사람만의 세계를 표출하는 장소다. 집은 단순한 물리적 구조물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정신적 가치를 갖는다. 하지만 오늘날 사람들은 집에 지쳐 있다. 집에서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위로를 받지 못한다. 집의 궁극적인 목적은 정신적 안정을 얻는 것이어야 하는데 지금 한국 현실에서는 집이 정서적 보호처로서 기능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태어나면서부터 근원적 불안을 안고 있는 인간이 나그네와도 같은 삶에서 심리적 안정을 얻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정주(定住를 꼽는다. ‘한곳에 정착해서 오래 산다’라는 뜻을 지닌 정주는 인간의 기본적인 실존 조건이자 집에 마음을 붙이기 위한 전제조건이기도 하다. 이 책은 집의 가치, 특히 집이 지닌 정신적 가치를 정주 조건이라는 개념에 맞춰 정의하고 있다.
건축사학자이자 건축가인 저자는 정주 조건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물리적 환경, 정신적·심리적 안정, 존재론적 확신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중에서도 물리적 건물에만 집착해서는 안 되며 집을 대하는 시각, 집에 부여하는 가치, 집에서의 생활태도가 건강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 책은 집을 단순히 시세차익을 노린 부동산 투자의 대상으로만 인식하는 오늘날의 세태에 일침을 가하면서 집에 대한 철학을 정립한다.
건축학자, 인문학자, 역사학자의 관점에서 분석한 정주 조건
저자는 우선 건축학자의 관점에서 집에 꼭 필요한 가치를 이론화하고 이를 실생활에 접목한다. 오늘날 한국 사회의 일반적인 주거 형태는 서양 주택을 모델로 삼았으므로 서양의 주택 형태는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 서양 사람들은 예로부터 집에 대해 어떤 정신적 고민을 가졌는지를 역사적·건축적 관점에서 접근한다. 인문학자의 관점에서는 집과 인간의 존재에 대해 더욱 근원적인 차원에서 탐구한다. 구체적으로는 하이데거의 실존주의 철학, 기독교와 불교의 종교적 시각, 몸 이론, 상징 이론, 영국 경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