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를 입은 여인들. 마리아 Maria
마리아는 고개를 숙여 두 팔에 얼굴을 묻고 울었다. 갑자기 웬 손이 매우 강하게 어깨를 움켜잡았다. 그와 동시에 천둥이 귓가에서 터졌다. 그녀는 기겁했다. 놀라 흠칫하는 바람에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질 뻔했다. 그 손이 그녀를 잡고 있지 않았더라면.
천둥 같은 목소리. “영광!”
마리아는 두려움에 눈을 떴다.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사람도, 손도. 그러나 바위에서 터져 나온 것 같은 눈부신 빛의 기둥이 있었고 그 꼭대기는 끝없이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빛이 말했다. “영광, 은혜를 입은 사람이여. 주께서 당신과 함께 계십니다.”
마리아는 눈이 부셔 뒤로 물러나며 멍청히 바라보았다.
“두려워하지 마시오, 마리아.”
빛이 ‘마리아’라고 말했다. 빛이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그녀는 잠시 숨을 돌렸다. 그리고는 앞으로 몸을 숙여 마치 유리창을 들여다보듯이, 마치 그 빛에 깊이가 있는 듯이 안을 들여다보았다. 인간의 모습을 본 듯했다. 굉장히 크지만 균형이 잡힌 상냥한 얼굴이 그녀를 돌아보고 있는 것 같았다. 그 얼굴이 그녀를 불렀다, ‘마리아’ 하고.
‘오, 하나님! 당신의 천사로군요!
천사가 말했다.
“마리아, 당신은 하나님의 은혜를 입었소. 보시오, 당신이 임신해서 아들을 낳게 될 것이오. 아이의 이름을 예수라고 하시오. 그는 위대하게 되고, 가장 높으신 분의 아들이라고 불릴 것이오. 왕이신 하나님께서 그에게 그의 조상 다윗의 왕위를 물려주실 것이고, 그는 영원히 야곱의 집을 다스릴 것이오!”
자신을 잊고 손과 무릎을 땅에 대고 엎드린 채, 마리아는 그 빛의 근본을 올려다보았다. 그녀의 얼굴은 빛의 열기로 달아올랐다. 그런데도 그 빛은 그녀 몸의 그림자를 만들어내지 않았다.
“오, 아닙니다. 아니예요!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없습니다. 저는 처녀 인걸요. 저는 남자를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천사가 말했다.
“성령이 당신에게 임하시고, 가장 높으신 분의 능력이 당신을 감쌀 것이오. 그러므로 태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