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소설가들의 소설가, 작가 중의 작가
특이한 소재를 특이하게 쓰는 작가가 있고, 흔한 소재를 특별하게 만드는 작가가 있다고 할 때, 초기의 이언 매큐언은 분명 전자에 해당하는 작가였다. 『첫사랑, 마지막 의식』 『시멘트 가든』 『이런 사랑』 등 1980년대부터 90년대 중반까지 발표된 그의 소설은 근친상간, 폭력, 일탈과 소외 등의 다소 무겁고 부담스러운 소재를 단절적이고 난해한 서술 방식을 통해 드러냈고, 그런 까닭에 그의 별명은 한동안 ‘피투성이 이언(ian macabre’이었다. 그런 그의 스타일이 서서히 바뀌기 시작했다...
소설가들의 소설가, 작가 중의 작가
특이한 소재를 특이하게 쓰는 작가가 있고, 흔한 소재를 특별하게 만드는 작가가 있다고 할 때, 초기의 이언 매큐언은 분명 전자에 해당하는 작가였다. 『첫사랑, 마지막 의식』 『시멘트 가든』 『이런 사랑』 등 1980년대부터 90년대 중반까지 발표된 그의 소설은 근친상간, 폭력, 일탈과 소외 등의 다소 무겁고 부담스러운 소재를 단절적이고 난해한 서술 방식을 통해 드러냈고, 그런 까닭에 그의 별명은 한동안 ‘피투성이 이언(ian macabre’이었다. 그런 그의 스타일이 서서히 바뀌기 시작했다. 그에게 부커 상을 안겨준 『암스테르담』에서부터였을 것이다. 그리고 그의 새로운 스타일은 ‘죄의식과 속죄’라는 문학이 다루어온 가장 무난한 주제를 가지고 승부한 『속죄』로 안착했다. 인물의 의식을 페이지 위에 바로 투사해낸 듯한 심리묘사의 그 믿을 수 없는 밀도, 시간과 공간의 결을 느끼게 하는 묘사력, 아무리 냉담한 독자라도 기어이 눈물을 떨어뜨리게 만드는 진심 어린 반전이 펼쳐졌다. 바로 전 작품인 『암스테르담』으로 이미 부커 상을 수상한 뒤라서 『속죄』는 후보에 그쳤다. 하지만 아무도 그것에 분개하거나 안타까워하지 않았다. 이미 『속죄』는 영문학의 고전이었다. 그리고 이언 매큐언이 현대 영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라는 데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속죄』가 화려하고도 정교한 교향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