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제1부
앗, 나의 실수
단추
문짝도 앵무새처럼 말하는 걸까요?
공
개미에게 말했어요
‘똥끝이 탄다’는 말
앗, 나의 실수
흰 구름은 뭉게뭉게 근심만 부푼다
등대가 저녁노을 그물을 던졌다
가오리, 가오리연
잘 노는 3시 51분 15초
기러기
자물통
운동화랑 발이랑
내일 봐!
제2부
보일러 놔 드려야겠어요
감 마을, 감나무도 감 마을
하느님도 아파?
바로 위층
새미는 엄마의 안경을 높이 들고 말해요
달과 엄마
아빠는 어부
전기세 내는 발전소
산길
보일러 놔 드려야겠어요
할머니는 참 힘세다
나도 때로는 힘세다
소나기 퍼붓기 전
매미 소리 뚝, 그쳤다
제3부
갈매기들은 모두 치마를 입었을까?
눈 오는 날의 새 떼
눈사람
돌멩이 마음에도
염소 똥은 똥그랗다
원시림에 가고 싶다
새 발자국 무늬 스카프
갈매기들은 모두 치마를 입었을까?
바다에 내리는 눈
바다에 퍼붓는 비
섬
넝쿨손이 안쓰러워
덩굴장미가 궁금하다
우리말 가운데 맨 어리고 어여쁜 말꼬리, ‘요’
봄 지렁이가 하는 일
지금은 자연시간
제4부
못 본 척, 모르는 척
빗방울들은 명랑하다
깜짝, 놀랄 만한 봄
개나리 오줌
나무는 봄에 따끔따끔하겠다
코스모스들이 배꼽을 잡고 웃는다
봄 산
옥나비
싸우는 소
꽃밭에서도 기차를 탈 수 있다
꽃 한 바퀴
못 본 척, 모르는 척
물이 까분다?
길고양이
읽고 나서|김민정
출판사 서평
"시는 성질이 까다로운 동년배 친구이고, 동시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미운 일곱 살이다. 시랑은 어렵사리 통하고, 동시랑은 도통 통하지 않는다. 아무튼, 그런데,
시와 놀 때가 재미있었다면, 동시랑 놀 때는 훨씬 더 재미있었다."_문인수
예순 넘은 할아버지가 개구쟁이 골목대장으로 되돌아가다.
2007년 미당문학상을 수상한 문인수 시인의 첫 번째 동시집
‘시인’이 되는 게 꿈이었던, 엉뚱하고 못된 짓만 골라 하던, 덩치는 작고 힘도 세지 않으면서 힘이 가장 센 것처럼 굴며 악동 노릇을 도맡아 하던, 아이가 있었다. “...
"시는 성질이 까다로운 동년배 친구이고, 동시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미운 일곱 살이다. 시랑은 어렵사리 통하고, 동시랑은 도통 통하지 않는다. 아무튼, 그런데,
시와 놀 때가 재미있었다면, 동시랑 놀 때는 훨씬 더 재미있었다."_문인수
예순 넘은 할아버지가 개구쟁이 골목대장으로 되돌아가다.
2007년 미당문학상을 수상한 문인수 시인의 첫 번째 동시집
‘시인’이 되는 게 꿈이었던, 엉뚱하고 못된 짓만 골라 하던, 덩치는 작고 힘도 세지 않으면서 힘이 가장 센 것처럼 굴며 악동 노릇을 도맡아 하던, 아이가 있었다. “마을 어른들을 만나면 인사 잘해야 한다.”는 어머니의 거듭된 당부를 받들어, 남루한 행색으로 마을을 떠도는 거렁뱅이 할아버지한테 “아침 잡쉈습니까.” 꾸벅 절하고 냅다 달아나던 엉뚱한 개구쟁이가 어느덧 예순 중반을 넘어선 시인이 되었다. 그가 어린 시절 가슴에 품었던 ‘시’는 그의 젊은 시절과 함께 방황하며 반평생을 동고동락할 수 있었다. 그리고 시인의 나이 마흔이 되었을 때, 그렇게 몇 십 년을 시인의 가슴속에서만 끙끙 앓던 시가 마침내 세상 밖으로 쏟아져 나오게 되었다.
마흔이란 나이에 늦깎이로 데뷔한 문인수 시인은 지금껏 일곱 권의 시집을 냈다. 절제된 언어와 애잔하면서도 섬세한 감성이 돋보이는 시편들을 통해 시단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으며, 각종 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07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