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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면역에 관하여 (양장
저자 율라 비스
출판사 열린책들(별천지
출판일 2016-11-25
정가 17,000원
ISBN 9788932918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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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면역이라는 신화
2. 독감 백신에 대한 두려움
3. 우리의 몸은 우리의 은유를 결정한다
4. 집단 면역
5. B형 간염 백신과 공중 보건 조치의 계급성
6. 우리에게는 병균이 필요하다
7. 오염에 대한 두려?움
8. 자연은 선하다는 통념과 『침묵의 봄』
9. [내 편] 혹은 [네 편]의 문제일까?
10. 종두법
11. 면역계와 그 은유들
12. 백 년 전의 어머니라면
13. 여성 치료사와 비난받는 엄마들
14. 우리는 모두 오염된 존재
15. 뱀파이어의 시대
16. 무기로서의 백신
17. 백신 속 수은을 둘러싼 혼란
18. 자본주의와 백신
19. 가부장주의 vs 소비자 중심주의
20. 개인 제대혈 은행과 백신 중도주의
21. 지나치게 많고 지나치게 이르다?
22. 수두 파티
23. 양심적 거부와 도덕의 문제
24. 자연적 몸과 정치적 몸
25. 적대적 세상에서 위험에 처한 면역계
26. 건강과 질병의 이분법
27. 과학 정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28. 모르는 것이 주는 두려움
29. 의학적 신중함과 사회적 편견
30. 면역은 우리가 함께 가꾸는 정원이다

감사의 말
참고 자료
옮긴이의 말
모르는 것이 주는 두려움

비스는 책의 서두를 아킬레우스 신화로 열고 있다. 아킬레우스는 혹은 신화상 많은 영웅들은 그 어머니의 희생으로 불멸의 신체를 갖게 된다. 그러나 그들조차 딱 한군데 약점이 있으니, 결국 그 약점이 그들을 죽게 만든다. 이들 신화를 통해 저자가 이야기하는 바는 하나다. <누구든 완벽한 면역을 가질 수는 없다.>
그러므로, 아이를 낳고 키운 부모라면 누구나 비스가 느꼈던 것과 같은 두려움을 안다. 지금은 중세나 18세기처럼 영아 사망률이 높지 않지만, 그래도 영아들을 사망하게 할 수 있는 위험은 질병을 포함해 허다하다. 부모들은 음식에서 옷가지, 장난감에 이르기까지 혹 아이에게 해를 입히지 않을까 걱정하고 두려워한다. 그러나 최근 가습기 살균제 사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아이의 건강을 위한 조치가 도리어 아이를 죽일 수도 있다. 비스가 강조하듯이, 이것이 바로 현대의 근본적인 두려움이다. 부모는 아이를 보호하려 하지만, 무엇이 아이에게 해가 되는지 알 수 없다.
비스는 이것을 <모르는 것이 주는 두려움>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백신은, 예방 접종은 우리가 모르는 것이다. 얼핏 생각하기에 백신은 병균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 제너의 종두법은 말 그대로 약해진 병균을 옮기는 것이었고, 때로 사람들을 심하게 앓게 만들었다. <독사의 독, 쥐와 박쥐와 두꺼비와 젖 빠는 강아지의 피, 내장, 배설물>은 19세기 사람들이 백신에 들어간다고 생각한 재료였다. 요즘 백신은 매사가 제대로일 경우 무균 상태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끔찍한 수은, 에테르, 알루미늄, 부동액> 따위다.

직관적 독성학

비스는 심리학자 폴 슬로빅을 인용해 우리가 현대 사회의 위험을 감지하는 관점을 <직관적 독성학>이라고 칭한다. 우리는 무언가 독성이 있는 물질은 비록 조금이라도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학자들은 <용량이 독을 결정한다>고 말한다. 즉, 유해 물질이라도 일정 용량 이하라면 해가 없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유해하지 않은 물질, 가령 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