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으로 전하는 꿈과 희망의 메시지
차갑고 냉소적인 소년 칼은 쟁기질을 하고 양과 소를 모는 등 아빠를 도와 가족들의 생계를 맡고 있다. 글을 읽을 줄 모르니 책은 ‘책 나부랭이’로 여기고, 책을 읽는 여동생 라크가 못마땅하다. 그러던 어느 날, 말을 탄 아주머니가 집에 찾아와 책을 전해 준다. 아무런 대가도 없이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두 주에 한 번씩 찾아온다. 하지만 칼은 관심 없다. 하얀 눈이 온 세상을 뒤덮고 꽁꽁 얼어붙어 옴짝달싹 못하던 겨울날, 눈보라까지 헤치고 찾아와 책을 전해 주고 돌아가는 책 아주머니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칼은 생각한다. 책이 뭐라고, 저렇게 위험을 무릅쓰고 오는 걸까. 책 아주머니의 용기와 헌신은 칼의 마음을 움직인다. 칼은 라크에게서 글을 배우기 시작한다. 이듬해 봄, 칼은 책 아주머니에게 책을 읽어 드리며 아주머니의 헌신에 보답한다.
책 아주머니가 전해 준 책은 바깥세상과 떨어져 산간벽지의 무미건조한 일상을 살고 있던 칼과 라크의 삶에 생기를 불어넣어 준다. 책에는 보지 못한 세상을 보고 듣고 느끼게 해 주는 힘이 있으니 말이다. 그 생기가 씨앗이 되고 책 아주머니의 용기와 헌신이 밑거름이 되어 두 아이의 마음속에 꿈과 희망의 싹이 텄을 것이다. 책 읽기의 목적이 지식과 정보 습득, 학습 연계 등에만 치중되어 책 읽기를 의무와 부담감으로 받아들이는 어린이들에게 진정한 독서와 책의 의미를 되새겨 보게 해 줄 것이다. 냉소적인 태도로 일관하던 칼이 책 아주머니에게 감동을 받고 서서히 마음을 열어가기까지, 심리 변화가 화자인 칼의 어조에서 고스란히 드러나 이야기가 생생하게 전해진다. 또한 현재형 문체로 서술되어 마치 칼과 함께 보고 듣는 것 같은 느낌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 낭만과 고즈넉함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수채화
미국 역사의 일부분을 보여 주는 이 책은 시대상을 차분하고 담담하게 묘사하는 데이비드 스몰의 그림과 잘 어우러졌다. 맨발로 다니는 사람들과 목조식 건물, 집 안에 사는 가축들과 많지 않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