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는 도깨비》와 《딸랑새》에 이어 나온 세 번째 옛이야기는 《신기한 독》입니다.《신기한 독》은 화가 홍영우 선생님이 부산 지방과 평북 선천 지방에 전해 내려오는 민담을 바탕으로 정성 들여 쓰고 그린 책입니다. 선량한 백성들에겐 소박한 희망이 되고 욕심 많고 힘있는 사람들은 벌을 받게 만드는 신기한 독 속에 여러분도 풍덩 빠져보세요.
무엇이든 넣었다 꺼내면 똑같은 것이 자꾸자꾸 나오는 신기한 독이라니,
궁금하지 않아요?
“아, 그 얘기 들었어? 괭이든 돈이든 한번 넣었다 하면 똑같은 것이 끝도 없이 나오는 신기한 독이 있대!”
어느 날 열심히 밭을 일구던 농사꾼이 땅 속에서 신기한 독 하나를 발견해요. 무식하게 크기만 크고 울퉁불퉁 일그러진 생김새가 영 시원찮아 버릴까 했던 못생긴 독이 알고 보니 보물 단지였어요. 괭이를 넣었다 꺼내면 괭이가, 엽전을 넣었다 꺼내면 엽전이 자꾸자꾸 나오니까요.
이 소문은 욕심 많은 부자 영감 귀에까지 들어가요. 부자 영감은 다짜고짜 농사꾼을 찾아가서는 자기 할아버지가 묻어 놓았던 독이니 자기 것이라 우겨 대고, 진짜 임자를 가리려고 찾아간 고을 원님마저도 독이 욕심나서 나라에 바치라고 명령하지요. 독을 빼앗은 원님한테는 기절초풍할 일이 잇달아 벌어지더니 결국엔 독도 와장창 깨져 버리고 말아요.
백성들의 소박한 바람이 담겨있는 유쾌 통쾌한 이야기
이 이야기 속에는 먹고 살기 힘들어서 무엇이든 자꾸자꾸 나오는 화수분을 꿈꾸면서 잠시나마 행복해 했던 백성들의 소박한 바람이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힘없는 백성은 어쩌다 얻게 된 조그마한 복조차 누릴 권리가 없나 봅니다. 욕심 많고 힘 센 사람들이 온갖 이유를 갖다 대며 빼앗으려고 드니까요. 하지만 그런 나쁜 사람들은 벌을 받아야 마땅하겠지요?
부자 영감이 순진한 농사꾼한테서 독을 빼앗으려다 되레 원님한테 독을 빼앗기고, 원님 또한 힘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