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5
서론: 불교 시간론의 개관 15
제1부 초기불교의 시간관 35
제1장 『밀린다왕문경』의 12연기론적 시간관·37
1. 시간의 존재 여부·38
2. 시간의 근본원인과 시작점·41
3. 시간의 부단성과 시작점·44
4. 시간의 근본의 불분명성·48
제2장 세친의 번뇌론적 시간관·53
1. 부파의 종류·53
2. 설일체유부의 번뇌론·55
3. 번뇌의 수면과 선정의 시간·71
4. 번뇌의 대상의 시간적 위치·78
제3장 세친의 3세 실유설 비판·94
1. 시간 논의의 지형·94
2. 유부의 3세 실유설·96
3. 세친의 3세 실유설 비판·110
4. 유식의 3세 실유설 비판·134
제2부 중관불교의 인과부정론적 시간관 143
제4장 『중론』의 시간론과 인과론·145
1. 「관시품」에서의 시간론·145
2. 「관인과품」에서의 인과론·157
제5장 『십이문론』의 시간론과 인과론·178
1. 「관유과무과문」·179
2. 「관삼시문」·209
3. 「관생문」·216
4. 중관학파 시간론의 의의·225
제3부 승조 불교의 운동부정론적 시간론 231
제6장 승조의 「물불천론」·233
1. 운동 여부에 대한 상반된 견해·233
2. 운동과 정지의 구별적 비분리성·241
3. 원인과 결과의 구별적 비분리성·249
4. 비연속적 연속으로서의 시간·251
제7장 승조의 「반야무지론」에 관한 문답·255
1. 지혜의 몸체의 무지 여부에 관한 문답·257
2. 경계의 관조의 무상 여부에 관한 문답·285
3. 지극한 당면함과 진실한 시인함의 유무에 관한 문답·293
제4부 유식불교의 종자론적 시간론 303
제8장 제1능변식과 종자론·305
1. 능변식의 세 종류와 능변의 두 종류·306
2. 제1능변식의 세 양상: 아뢰야식, 이숙식, 일체종자식·310
3. 종자의 분별: 차별적 공능, 실유, 상분·317
4. 종자에 관한 본유설과 신훈설·322
5. 종자의 6의미와 소훈과
시간에 대한 불교의 일반적 관점은 당나라의 보광普光이 『구사론기』에서 말한 “시간은 따로 실체가 없고 법에 의거해 가립한다”(時無別體 依法而立는 문장에서 분명하게 나타난다. 즉 시간은 심리적이거나 물리적인 현상(法의 외부에 자립적으로 있는 실체가 아니며, 또한 심리적이거나 물리적인 현상의 변화에 의거해 가상적으로 수립된 것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서양철학의 시간관과는 다르다.
서양철학에서는 시간을 경험에 앞서면서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것, 이른바 선험적인(a priori 것으로 보는 경향이 강한 반면, 불교의 시간은 선험적인 것이라기보다는 후험적인(a posteriori 것에 가깝다. 이는, 불교에서는 시간과 존재에 관한 집착의 소멸을 의도하기에, 시간과 존재를 실체화할 우려가 있는 선험적 논의들을 삼간 것이라고 여겨진다.
한편 저자는 번역과 해설에서 한자漢字 한 글자로 표현되는 불교 용어를 가급적 두 글자로 바꿔 표현하는 것을 시도하고 있다. 예컨대 탐貪, 진瞋, 만慢은 탐욕, 진노, 오만으로 바꾸어 표현하였고, 업業은 행업行業으로, 식識은 인식認識으로, 색色은 형색形色으로, 공空은 공허空虛로 표현하는 식이다. 이는 다소 낯설 수도 있지만, 원전을 이해하는 데 가독성可讀性을 높여주는 역할을 해줄 것이다.
이 책은 불교의 시간론을 주요한 주제로 삼고 있다. 그리고 주제의 배경적 이해를 위해 저자는 관련된 주요한 교리들도 함께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불교 시간론을 불교의 일부로 이해하는 것을 넘어, 불교 시간론을 통해 불교 전반을 이해하려고 시도한 것이다. 즉 시간론을 통해 불교학의 인식 지평을 확대한 것이다.
불교의 시간론과 관련해서는 기존에 2종의 번역서가 출간되어 있을 뿐이다. 국내에 관련 연구가 축적되어 있지 않은 반증이다. 이 책이 불교의 시간론 연구의 기초 자료가 되어 이후 보다 폭넓은 연구들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