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우울우리가 이창동을 빌어 말해보고 싶은 두세 가지 것들
암전
비극적 황홀
반시대적 고찰
소진된 인간<버닝>과 아펙투스
리비도
아펙투스?-?2개의 암전
소진된 인간
〈시〉와 유령
‘유령’
‘시’와 시인되기
비평?-?사랑의 기술
차이와 간섭<밀양>과 「벌레 이야기」
이야기, 욕망, 이미지
서사 구조와 방법
구조 분석
정황적 해석
기대 지평
봉인된 시간<박하사탕>과 환멸의 낭만주의
무제
〈박하사탕〉, 길과 기억
시간의 매듭(들
봉인된 시간
암전,
암전은 이창동 영화의 비밀을 영화언어인 ‘쁠랑’(/쇼트의 차원에서 이해하는 첫 번째 단서가 된다. 그는 가장 최근의 시네마 <버닝>에서 2개의 암전을 통해, 스피노자가 ‘정동’이라고 호명한, 얼굴 근육으로 표현된 ‘클로즈업’(근접화면으로 이 시대 청년의 초상을 내밀하게 크로키한다. 그 페로조나는 이창동 자신이다. 우리는 그가 <박하사탕>에서 구사한 7개의 암전에서 이미 분단체제하 청년의 비극을 명증하게 확인했기 때문이다. 드디어 그는 <버닝>에 이르러 변주된 암전 시퀀스를 구사함으로써, 영화를 시나 소설로 환원하려는 강력한 욕망에 사로잡혀 있는 것처럼 보인다.
포스트분단체제
이창동 영화에서 ‘암전’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다른 모든 영화적 방법과 표현은 ‘포스트분단체제’에 대한 응시로 수렴된다. 이 ‘시대정신’ 때문에 그의 모든 인물들은 ‘비극적 황홀’의 주인공이 될 수밖에 없는 거대한 운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린다. 이 책은 그의 이 문제와 정면으로 마주하는 과정을 시험함으로써 분단체제의 원인과 근인에 대한 고통스런 질문을 동시대 청춘들에게 던지고자 한다. 그것은 그의 다른 영화를 다시 소환할 것을 강력하게 권고하는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