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와 일본어의 어휘연구는 문법연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떨어져 있으며 한일 대조연구는 그 경향이 더욱 강하다. 일본어 어휘연구는 서양어와의 대조가 많으며 이를 근거로 일본어 어휘의 특징들을 기술하고 있다. 이것은 한국어에서도 볼 수 있는 현상들로써 일본어만의 특징이 아니다. 유사 언어인 한일 양국의 어휘를 대조 분석하는 것이 두 언어의 특징을 더욱 명확히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일 대조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은 까닭이다.
이 책은 단어의 집합체인 어휘연구를 중심으로 한일 양국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계량적으로 파악한 것이다. 현대 한일 어휘의 특징을 파악하고, 나아가 19세기말 이후 현대 한일 어휘가 각각 언제, 어떻게 형성되어 가는지의 과정을 살펴본다. 중국을 포함한 한일 간의 어휘접촉과 어휘교류에 의한 양국의 어휘변화는 "어휘는 문화를 반영한다"는 말을 새삼 실감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