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와 간은 무엇인가
유몽인에게 ‘기(奇’는 기이한 말, 고인들이 쓰지 않는 말, 새로운 말을 의미하였다. 그는 기이하고 새로운 말을 쓰기 위해서 상투적인 표현을 배제하고 의식적으로 고인들의 이미 쓴 말을 쓰지 않으려 했다. 그에게는, 고인이 이미 썼던 말을 쓰는 것은 모방과 표절이며, 모방과 표절은 진부한 말이 되고, 진부한 말은 기이하지 않게 된다. 명언(名言.격언(格言이라도 답습해서는 안 되고, 더구나 구어 차원에서의 모방과 표절은 마치 ‘고리로 묶어 기둥에 매어 놓은 원숭이가 종일 빙빙 돌아다니지만 같은 자리만 계속 밟는 것’과 같았다. 이것이 유몽인의 기 추구 문학론의 핵심이다. 한 구절 안에서 일반적인 배치를 벗어난다던지, 전체 서사에서 이외의 병치를 한다든지, 익숙한 것을 낯설게 혹은 은미하게 제시하는 우언(寓言.역설(逆說.꿈 등 각종 수사법도 이러한 기를 활용한 방법이었다. 또한 기를 표현해 내기 위하여 그는 문체의 격식을 무시하고 관심 분야를 전면에 부각시키는 방식을 도입하는데, 일화를 전면적으로 활용하여 서사성이 강한 글로 만들었다. 「어우야담」「어우집」의 많은 글들이 이에 해당한다. 결국 기는 내용과 결부되면서 소재적인 측면과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관심이 영역이 된다. 여기서 기이(奇異는 일상생활 속에서 흔히 볼 수 없거나 일상적인 것은 벗어난 이상한 일, 현실 세계에서 볼 수 없는 초현실적인 일, 괴인한 것, 화상적인 것을 포함한다. 기이의 세계가 그의 문학 속에 수용되면서 기이한 행적을 보였던 인간에 대한 관심으로 나타나는데, 평범하거나 규범적인 인물보다는 기행을 일삼았던 이승(異僧.방사(方士.도술적 인물들이 「어우야담」에 실려 있는 경우가 그러한 예다.
‘간(簡’은 간략함 또는 간결함을 추구한다. 어구의 중복을 피하는 일은 기본적인 것이고, 허사를 줄이고 구를 짧게 한다. 그러나 글자나 구를 줄임으로써 결과적으로 내용이 그만큼 반감된다면 진정한 간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성어(成語나 속담(俗談, 전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