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알지만 읽은 사람은 없다는 고전,
충격적인 만화와 명료한 번역으로 재탄생하다
『공산당 선언』은 짧고 간결해 쉽게 읽힌다. 그러나 이해하는 건 결코 쉽지 않다. 『만화로 보는 너무 붉어 아찔한 공산당 선언』의 저자 마틴 로슨은 특유의 과감하고 “불손한” 그림으로 이 역사적인 문헌을 각색해 펼쳐낸다. 이를 통해 시각적으로 이해를 도울 뿐만 아니라 마르크스가 지적한 자본주의의 병폐를 재해석한다. 로슨은 곳곳에 ‘변기’ 그림을 등장시켜 인간에게서 금전 가치만 남기고 나머지는 배설해버리는 자본주의를 시각화한다. 이뿐만 아니라 돈 만드는 기계로 전락한 인간, 노동자를 생산하는 기계로 취급받는 여성을 잔혹하고 섬뜩하게 그려내 마르크스의 사상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게 한다.
『만화로 보는 너무 붉어 아찔한 공산당 선언』은 새뮤얼 무어가 번역하고 프리드리히 엥겔스가 감수를 본 1888년 영어판 『공산당 선언』을 각색했다. 그리고 30여 년간 마르크스 경제학을 연구하고 우리나라에서 『자본론』을 최초로 번역하는 일에 참여한 동아대학교 강신준 교수가 우리말로 옮겨 원전의 뜻을 살렸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주석도 더했다. ‘신성동맹’ ‘근대적 생산 조건’ ‘매뉴팩처 체계’ ‘비판적-공상적 사회주의’ 등 배경 설명 없이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을 쉽게 풀이하며 풍부한 지식을 제공한다.
로슨이 만화로 각색하면서 추가한 개념도 주석을 통해 해설한다. 원전에는 나오지 않지만 이 책에 그림으로 더해진 칸트, 생시몽, 바뵈프, 오언, 푸리에, 헤겔 등에 설명을 붙여 마르크스의 사상이 누구에게 어떤 영향을 받아 탄생했는지 알려준다. 덕분에 『공산당 선언』을 처음 접하는 독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계급 해방, 나아가 인간 해방을 꿈꾸며 인류 역사와 자본주의의 본질을 분석한 마르크스 철학의 정수가 오롯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