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의 생성과 성격, 신화와 성장, 현재의 모습까지
인문지리학자 엘리제 르클뤼를 매혹시킨 산 이야기
산에 대한 애정을 품고 있는 독자라면 《산의 역사》에서 저자 자크 엘리제 르클뤼가 지리학자가 아닌 그저 산을 자주 오르내리는 한 사람으로서 산을 대하며 총체적으로 알고 싶어 하는 순수하고 절실한 고백에 대해 깊이 공감할 것이다. 그것은 1880년 《산의 역사》가 처음 출간되어 큰 반향을 일으켰던 프랑스 파리와 2020년 《산의 역사》 한글판이 이제야 출간된 대한민국 서울이 크게 다르지 않다. 지금까지 산은 과연 어떻게 지구를 움직이고, 인류의 삶에 관여했을까? 산에 대해 기꺼이 알고 싶은 독자라면, 가벼운 마음으로 이 책을 펼쳐도 좋다.
현대인문지리학의 선구자 엘리제 르클뤼가 저술한 《산의 역사》는 산의 생성과 타고난 성격과 현재의 모습을 깊이 파헤치고 있다. 교통·통신과 지구촌 여행이 제국주의 팽창정책으로 급성장했을 때, 그리고 거대하게 넓혀진 생활권을 더욱 넓히고 미지의 땅을 차지하고자 서로 치열하게 경쟁했을 때, 저자는 대륙의 산맥과 마을 주변의 산들이 자원의 보고일 뿐 아니라 그 존재 자체로서 주목했다.
《산의 역사》 이전까지 지리와 역사를 다루고 대륙과 해양을 파악했던 여러 필자는 산과 인간에 관심을 기울였지만, 거의 모든 이야기를 신들과 영웅들의 무대로만 그렸다. 산은 신화와 종교가 간직한 기적이 일어났던 신성한 장소였다. 하지만 엘리제 르클뤼는 이런 신비를 벗겼다. 그는 산에서 살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살폈다. 신과 영웅의 무대가 아니라 지구촌 인간 가족이 살아가는 터전으로서 산을 바라보았다.
산은 이렇게 저자의 붓끝에서 신화의 세계에서 역사의 세계로 들어왔다. 인간이 진보하고 더욱 자유롭게 살게 되기를 굳게 믿으면서 엘리제 르클뤼는 광대무변한 자연의 중심으로서 산을 바라봤다. 산이 우리에게 베푸는 풍요로운 혜택과 나란히 그 절대적 공포와 위엄과 매력까지 날카롭게 주시했다.
엘리제 르클뤼는 사상가로서 현대 인류학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