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소개
한자 학습을 통해 직접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외국어 능력의 향상이다. 적어도 한자문화권의 언어인 중국어나 일본어를 배우는 데에 한자 해독 능력은 당연한 기초가 된다. 간혹 한자를 배우지 않고 알파벳 병음만으로 중국어 공부를 시도하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서양의 언어를 모어로 하는 사람이 그렇게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처음부터 한계가 뻔한 것이다. 한 인간 집단이 문자 생활을 시작하게 되면 ‘말 따로 글 따로’ 존재할 수가 없다. 음성언어와 문자언어가 상호작용하므로 문자를 외면하고 소리로서의 언어만을 배운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물론 간단한 말은 할 수 있겠지만.
그런데 현대 중국어를 표기하는 한자는 간체자이다. 간체자는 많은 경우에 정자에 비해 아주 간편하게 되어 있어서 처음 배울 때는 쉽게 익힐 수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중국어를 공부하느라 정자를 도외시하고 간체자를 먼저 배우면 나중에 정자를 배우는 것이 너무나 어려워진다는 사실이다. 간체자보다 약간 더 복잡한 일본식 신자체조차 어렵게 느껴진다고 한다.
학습의 순서는 획수가 많아 복잡하고 어려운 정자부터 익히는 것이 맞다. 이것은 마치 일방통행로와 같다. 간체자를 배우고 정자를 배우는 것보다 정자를 먼저 배우면 얻는 것이 훨씬 많다. 그래서 만약 여러분이 중국어와 일본어를 다 공부하고 싶다면 먼저 전통적인 한자인 정자를 익히고 그 다음에 (비록 조금이라도 일본어를 배우고 그리고 중국어를 공부하는 것이 효과적이지 않을까 한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한중일의 한자 즉, 정자, 간체자, 신자체를 같이 공부하면 하나의 한자를 익히면서 간체자와 신자체가 만들어진 패턴을 저절로 깨닫게 되어 한자 학습에 가장 효율적이다.
정확히 조사해 본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은 세계에서 가장 처음으로 전통 한자, 간체자, 신자체를 한꺼번에 공부할 수 있게 해놓은 교재가 아닐까 자부한다. 필자가 속한 가천대학교는 수년 전에 중국어문학과와 일본어문학과를 통폐합해서 동양어문학과를 만들었다.